"美, 車관세장벽 심각해"…재계 요청 쏟아진 민관 수출전략회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세종=권혜민 기자, 세종=박경담 기자 | 2019.01.21 15:59

1월 수출 전년보다 14.6%↓ '쇼크'…산업부 주도 범정부 수출총력지원체계 구축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문제는 자동차업계에서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정부가 힘 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디스플레이 전략물자라고 해도 매번 허가 통보기간이 2~3주씩 걸리다보니 주문이 취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절차가 간소화됐으면 좋겠습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 1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조선·철강 등 주력 수출업종 인사들의 입에서 건의사항이 쏟아졌다.

이날 회의는 지난해 수출 호조를 이끈 반도체 업종의 업황이 둔화되면서 올 들어 수출 현황이 빠르게 악화되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업계의 애로사항을 듣고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금융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함께 마련한 자리였다.

관세청이 이날 발표한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은 256억7700달러(28조9500억원)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6% 줄었다. 지난달에 이어 두달 연속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특히 반도체 업종 수출이 42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8.8%(17억3000만달러) 감소하면서 수출에 타격을 줬다. 석유제품과 선박 수출도 각각 24.0%, 40.5% 줄었다.

전략회의에선 업계별로 평소 정부 눈치를 보느라 꺼내지 못했던 속얘기까지 허심탄회하게 논의됐다. 업계 한 참석자는 "수출 문제를 두고 전 부처가 이렇게 다 모인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하고 싶은 얘기도 다 했고 정부도 주의 깊게 들어줬다"고 말했다.

국내 수출업체의 주요 시장인 미국·중국·인도 관련 건의사항이 주를 이뤘다. 특히 자동차업계에선 오는 2~3월 본격 논의될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등 관세·통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출전략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차전지 업계에선 중국시장 수출·입시 국내 업체만 9.6%의 관세를 물어야 하는 불평등 조약에 대한 재협상을 정부에 요청했다. 석유화학업계도 중국·인도와 FTA 재협상을 통해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율 인하 등 양허를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의 철강 쿼터 관련 집계시스템 개선 문제도 업계의 애로사항으로 건의됐다. 지난해 12월 양국간 통계 차이가 발생하면서 국내산 열연철강이 보름 동안 3만7000달러의 대기비용을 물고 올해 쿼터 물량으로 통관되는 일이 발생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해외 실수요와 국내 공급간 조율을 위해 코트라 등 정부의 마케팅 지원이 필요하다는 건의가 나왔다.

성 장관은 "최근 수출여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단기 수출활력 회복과 수출 품목·지역 다변화, 고부가가치화 등 중장기 수출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무역보험공사, IBK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등과 함께 수출기업을 위한 금융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기술보증기금 등 6개 공공기관은 해외진출을 타진하는 중소기업에 적합한 지원사업을 먼저 제안하는 방식의 맞춤형 수출금융지원사업을 위해 이번주 안에 해외진출 금융지원 TF(태스크포스)를 이번주 안에 구성할 예정이다.

정부는 1차 민관 합동 수출전략회의에 이어 분기에 한번 회의를 열고 업계의 수출애로 해결지원, 통상현안 대응, 범부처‧수출지원기관 협업 필요과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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