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兆 클럽' 복귀 앞두고도 못 웃는 최정우號 포스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19.01.21 15:33

이익률 약진 제한된 철강 뉴노멀 개막…빠른 신사업 결과물 도출이 숙제

포스코가 7년 만에 영업이익 5조원 클럽에 복귀한다. 철강 시황 호조에 계열사 약진이 겹친 덕이다. '최정우 호(號) 포스코' 출범의 예포 격이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전 세계적 저성장 기조에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중국 철강의 역습까지 예고돼 있어서다. 갈수록 이익률이 떨어지는 포스코는 과거 영업익 5조원 시대와는 다른 철강 '뉴노멀'(시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정의되는 기준) 대비에 나선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연간 5조원 이상의 영업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영업익이 이미 4조2710억원이다. 4분기 영업익은 앞선 분기보다 다소 부진하지만 1조 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증권가에서는 연간 영업이익 5조5000억원 돌파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은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종합해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약 21% 늘어난 5조591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포스코가 오는 30일 예상 범위 내에서 연간 실적을 발표하게 되면 7년 만에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글로벌 철강 시황이 바닥을 향해가던 2014년 취임한 권오준 전(前) 회장은 당시 2016년 영업익 5조원 복귀를 천명했었다. 하지만 이 약속을 지난해 포스코 수장 자리에 오른 최정우 회장이 실현하게 되는 셈이다.

영업익 5조원 돌파를 목전에 둔 원동력은 글로벌 철강 시황 회복이다. 중국 철강업계의 감산에 힘입어 제품 가격이 뛰어올랐다. 미얀마 가스전 수익에 올라탄 포스코대우 등 계열사도 약진했다. 4년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효과는 시황 반등과 맞물렸다. 최 회장은 회장 취임 전 가치경영실장을 맡아 비핵심 사업과 자산 매각을 주도했었다.

하지만 포스코 내부 분위기는 '자축'과는 거리가 멀다. 한 포스코 관계자는 "이제 철강 사업에서 예전과 같은 폭발적 도약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철강 산업의 구조적 한계가 이미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 조강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한 중국의 질적 도약이 예고됐다. 대형 철강사들의 합병으로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부실 중소형 철강사들은 폐쇄해 나가는 작업이 최 회장 임기 중 마무리된다.


티센크루프와 타타스틸 등 중국 밖 대형 철강사들도 합병을 거듭하며 덩치를 키운다. 전 세계 조강생산의 2.5%에 불과한 포스코로서는 규모를 통해 이익을 키우기 어려운 구조가 도래한 셈이다.

2000년대 초반 30%에 육박했던 포스코 영업이익률이 지금은 두자릿수 수성도 버거운 이유도 이 같은 글로벌 산업구조의 변화 탓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역시 영업이익 자체가 불어났음에도 8%대에 머물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당장 올해부터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직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철강수요 둔화로 올해는 영업익 5조원이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포스코 철강 사업을 둘러싼 이 같은 환경이 지난 1년간 영업이익 실적 약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고점 대비 30%대 급락한 배경이다.

최정우 호 포스코는 해법을 철강 밖에서 찾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와 바이오 산업을 육성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말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단행된 조직개편과 정기 임원 인사도 이른바 '철강 뉴노멀'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상황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포스코 내부 전언이다. 이와 관련, 신설된 신성장부문장에는 포스코 외부 출신인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이 선임됐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내 '비주류'로 분류되던 최 회장의 조직 장악력도 관건"이라며 "빠른 조직 장악을 위해서도 신성장 사업 영역에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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