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학습효과? 이우현 첫 바이오투자는 '항암제'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19.01.21 10:37

에스엔바이오에 50억원 실탄 투입..'20년 개발'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과 대조

이우현 OCI 사장/사진=OCI
이우현 OCI 사장이 바이오투자 선언 후 첫 인수 대상으로 '췌장암' 항암제 개발 벤처를 택했다. '인보사' 신화를 쓴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의 길과 같으면서 다르다. 20년 장기투자로 성과를 낸 이웅렬 전 회장의 길을 이우현 사장이 M&A(인수합병)를 통해 단숨에 앞지를지 주목된다.

OCI는 국내 바이오벤처기업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에 50억원을 투자해 지분 29.3%를 보유, 최대주주가 됐다고 21일 밝혔다.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는 췌장암 항암 후보물질과 신규 약물전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OCI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동개발권과 신규 파이프라인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OCI는 특히 에스엔바이오가 개발한 췌장암 치료물질 'SNB-101'에 집중해 투자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OCI에 따르면 SNB-101은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의 부작용을 줄인 제품이다. 기존 제품의 가장 큰 장벽이었던 대량생산검증(Scale-up) 단계를 통과했다. EU GMP(유럽연합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인증 항암제 전용공장에서 무균제제로 시험 생산에 성공했고, 올 하반기에 미국 FDA 및 한국 식약처에 임상1상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지난 5월 부광약품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제약바이오 산업 투자를 선언했다. 50대50으로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하고 다양한 질환 분야 투자 검토를 개시했다. 화학, 태양광에 이어 바이오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이 같은 행보는 화학소재와 에너지에서 바이오로 사업영역을 넓혔던 이웅렬 코오롱 전 회장과 겹쳐 보인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28일 전격 퇴진을 발표하기 직전에 코오롱생명과학을 통해 다국적제약사 먼디파마와 총 6677억원 규모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차이는 '투자한 시간'이다. 이 전 회장은 1998년부터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추진했다. 미국 현지 개발회사를 세우고 국내외 임상을 진행하는데 20년이 걸렸다. 일본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이 목전에 다다랐다가 깨진 경우도 있었다.

이우현 사장은 다른 루트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제약사와 합작은 물론 신약개발 벤처에 거액의 실탄을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리스크는 크지만 단기간에 실적을 낼 가능성이 있다.

최수진 OCI 바이오사업본부장은 "이번 투자를 글로벌 항암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는 초석으로 삼을 것이며, 향후 다른 투자와 연계해 혁신 플랫폼 기반 및 항암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분야 시황이 여전히 바닥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결정된 항암제 투자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백영찬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실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을 해 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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