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본격화…대림사업 '포텐' 터질까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9.01.21 04:02

[종목대해부]배당·지배구조 개선 기대감…42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외국인, 지분 32%→45%

-'건설+화학' 하이브리드 기업 '긍정' 재평가
-부실사업 정리하니 영업이익 사상 최대
-낮은 배당 기조…"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았다" 기대감 커


지난 2007~2008년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장세였다. 2007년 1월 14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같은 해 11월 2000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 증시를 강타했고 힘없는 한국 증시 역시 폭락했다. 2000을 돌파한 지 1년만인 2018년 10월 900선이 무너졌다.

같은 시기 주가 등락이 가장 컸던 업종은 건설주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로 주택시장은 얼어붙었고 해외사업도 줄줄이 막혔다. 파죽지세로 올랐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건설업 대장주였던 대림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7년초 7만원 남짓하던 대림산업 주가는 같은 해 10월 20만원을 넘어서며 건설주 최초로 20만원을 돌파하는 역사를 썼다. 하지만 정확히 1년만에 2만6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약 10분의 1토막 난 것이다.

급락했던 주가가 회복되면서 2010년 대림산업은 10만원 고지에 올랐지만 더 이상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2013년 이후엔 힘이 빠져 줄곧 10만원을 밑돌았다. 대형 건설사 해외공사 수익성 우려가 커진 2015년에는 5만원대까지 빠지기도 했다. 그렇게 잊혀졌던 대림산업이 지난해 말 10만원을 넘어서며 대장주로 귀환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시대, 회사 가치가 높아질 종목으로 꼽히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내 1호 건설사…'건설+화학' 하이브리드 기업 재평가=대림산업은 1939년 목재상회인 부림상회로 출발했다. 현대건설(1950년 설립)보다 도 먼저 출발한 국내 1호 건설사로 다양한 타이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1966년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해외사업(베트남 라치기아 항만공사) 수주 낭보를 전했고, 1973년에는 첫 해외 플랜트 수출(사우디 아람코 정유공장 보일러 설치공사)을 따냈다. 1975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유공장 건설공사를 수주해 ‘아프라카 진출 1호 건설사’로 기록됐다.

건설 외에 석유화학, 에너지, 관광·레저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연결 대상 종속회사는 25개사다. 총 자산 규모는 13조여원, 직원수는 7200여명이다.

실적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건설과 화학이다. 주택 57.5%, 토목 13.3%, 플랜트 12% 등 건설사업 매출 비중이 82.8%에 달한다. 석유화학과 모터사이클·자동차부품·콘크리트 등을 만드는 제조부문은 15.1%다. 관광·레저·부동산임대(1.5%) 에너지 사업(0.6%) 등 비중은 미미하다.

◇'먼저 맞은 매'…외형 줄었지만 이익은 사상 최대=대림산업은 지난해초 해외 플랜트 수주 부진 등 악재가 공개되며 주가가 급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경제제재가 대림산업 중동사업 계약 해지 등으로 이어지며 경고등이 들어왔다. 5조원에 육박하던 해외수주 잔고는 1조원대로 감소했다. 급기야 대림산업은 플랜트 사업부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직 신청을 받았고, 플랜트 담당 임원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익성이 낮고 리스크가 큰 해외 부실사업 등을 털고 나니 수익성이 좋아졌다. 증권가는 지난해 대림산업 외형은 줄지만 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8년 매출액은 10조7411억원으로 전년(12조3355억원)보다 12.9%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8797억원으로 6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2~3년간 4000억~500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던 영업이익이 8000억원대로 도약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플랜트 수주 회복과 석유화학 등 유화 부문 확대 가능성이다. 우선 2015년 38.2%에 달했던 플랜트 매출 비중이 지난해 3분기 12%로 급감했는데 올해는 부활할 기미가 보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지난해 10월 1조원 넘는 마덴 뉴 암모니아 프로젝트를 따내며 플랜트 수주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며 "올해도 현대케미칼, 쉐브론필립스 등 총 2조~3조원 규모 플랜트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대림산업은 태국 PPT글로벌케미칼사와 함께 북미 대규모 화학시설 사업을 검토하는 등 화학 중심으로 투자의 축을 옮기고 있다"며 "건설과 화학이 서로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기업의 가치가 긍정적으로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좋아질 일만 남았다(?)"…외국인 지분율 45% 의미=대림산업은 스튜어드십 코드(주주권 행사)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이 주목하는 '핫한' 종목으로 떠올랐다. 오너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23%대로 지배력이 약한데다 배당성향이 낮아 국민연금 등이 주주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미 복수 운용사가 ‘짠물배당’에 대해 공격, 대림산업은 2016년 4.4% 였던 배당성향을 2017년 7.9%로 확대한 바 있다. 보통주 주당 배당금 기준으로는 2016년 300원에서 2017년 1000원으로 높아졌다. 2018년에는 순이익 규모가 크게 늘어 배당성향을 전년 수준만 유지해도 주당 배당금은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이후 주가가 급등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는 지난해 10월 이후 폭락 이후 등락이 반복되는 혼조세지만 대림산업은 20% 이상 주가가 올랐다. 특히 외국인의 러브콜이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잇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19일 이후 올 18일까지 42거래일 연속 대림산업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상반기 32%대였던 외국인 지분은 연말 43%까지 높아졌고 올 들어 45%를 넘어섰다.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1월 현재 대림산업 지분 5%(229만2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대림산업 주식을 매집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배당 확대 요구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주주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기업분할이나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통해 문어발식 사업구조를 슬림화하라는 압박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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