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송유관 폭발 사망자 73명으로 늘어나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9.01.20 11:06

군 대피명령 무시해 피해 커져… 암로 대통령 "기름 절도 때문에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이달고주 틀라우엘릴판에서 발생한 송유관 폭발화재 현장. /AFPBBNews=뉴스1
멕시코 중부에서 발생한 송유관 화재 폭발 사고의 사망자가 73명으로 늘어났다.

1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오마르 파야드 이달고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화재로) 최소 73명이 숨지고 74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앞서 사망자는 66명으로 밝혀졌지만, 송유관 휘발유 유출지점에 고여 있던 기름 웅덩이 인근에서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그 수가 늘었다. 부상자 중 12명은 18세 이하의 미성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는 전날인 18일 멕시코 이달고주 틀라우엘릴판에서 발생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기름 도둑들이 석유를 절도하기 위해 송유관에 구멍을 뚫은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를 본 지역 주민들이 군인들의 대피명령을 무시하고 석유를 담으려다가 폭발이 났고 결국 희생자 수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불은 진화됐으며, 구조팀이 파견돼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멕시코 국영 석유업체 퍼멕스는 폭발 원인 조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화재는 멕시코 정부가 석유 절도와의 전쟁을 선언한 가운데 발생했다. 멕시코 당국은 석유 절도 행위로 연간 30억 달러(약 3조4천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하 암로)은 지난달부터 주요 송유관 및 정유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군대를 투입해 송유관을 경비하는 등 강경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멕시코 지역 곳곳 기름을 유통해오던 절도범들이 기름을 얻지 못하게 되면서 멕시코는 기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사람들이 주유소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기름 부족에 자동차 운전을 아예 포기하는 이들도 생겼다. 결국 주민들이 구멍 난 송유관에 달려들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암로 대통령은 "기름 절도 때문에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 (절도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야드 주지사 역시 "연료 절도의 공범이 되지 말라"면서 "당신과 가족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10년에도 멕시코 중부에서 석유 절도로 송유관 폭발이 일어나 28명이 숨졌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