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찾은 경기도 화성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 내 K-City(케이씨티). 케이씨티는 자율자동차 기술을 실제 도로와 똑같은 환경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가상으로 만든 도시다.
케이씨티 내 교차로엔 여러 대의 차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안내자의 신호에 따라 한 차량이 출발했다. 속도를 점점 높여 차량 속도는 시속 30km에 이르렀다. 운전자가 이 속도를 유지하며 운행하고 있는데 갑자기 풍선으로 만든 장애물이 보였다. 운전자는 아무것도 조작하지 않고 직진했다. 하지만 장애물을 인식한 차량은 바로 멈춰섰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가 전방 상황을 모니터링해 비상 상황 발생 시 자동으로 차량을 정지시키는 '자동 긴급제동(AEB·Autonomous Emergency Brake)' 시스템이 작동한 것. AEB 시스템은 차량 전방에 장착되는 레이더와 카메라 센서에 따라 움직인다.
세계 최초로 5G(세대) 이동 통신망이 구현된 케이씨티에선 이 같은 실험이 반복적으로 가능하다. 고한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케이씨티 과장은 "전·후방신호를 인식하는데 걸리는 시간과,사람·자율자동차 대응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총 125억원이 투입된 케이시티는 32만㎡ 규모로 지난해 말 구축됐다.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차 실험도시인 미국 M-City(엠씨티)보다 세 배 정도 넓다. 여기에 고속도로, 도심, 교외, 주차장, 커뮤니티 등 5가지의 환경을 재현했다. 자율주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차량의 대응력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자율주행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기술과 관련한 다양한 실험도 할 수 있다.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 누구나 케이시티 모든 환경을 이용할 수 있다.
케이씨티는 오는 2022년까지 고도화된 인프라 구축을 진행한다. 비가 오는 비포장 도로나 통신 환경이 나쁜 환경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개발을 하기 위한 것이다. 홍윤석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실장은 "자율주행차 특성상 센서·차량정비공간, 데이터 분석 공간 등 연구지원센터가 필요하다"면서 "미래 인재와 동반 성장하는 자율주행차 개발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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