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머니투데이가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서울 중구 명동 내 상점 100곳을 파악한 결과 48곳(48%)이 이 같은 개문(開門)난방을 하고 있었다. 눈을 살짝만 돌려도 이런 가게들이 손쉽게 눈에 띄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화장품 가게는 물론, 옷 가게나 음식점 등 종류를 불문하고 개문난방을 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한겨울 난방시 문을 열고 닫고 차이에 따라 전력 차이가 약 2배 정도 난다. 하지만 정부도 개문난방 영업을 단속하기 보다는 홍보를 하거나 계도하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편이다. 또 상점들이 쓰는 일반용 전기는 가정에서 쓰는 전기와 달리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아, 전기료 부담도 적은 편이다.
겨울철 전력 수요가 에어컨을 쓰는 여름철 대비 안정적인 편이긴 하지만, 최강 한파가 왔을 땐 또 얘기가 다르다. 기록적 한파가 이어졌던 지난해 초만 해도 전력 수요가 최고 수준에 달해 전력거래소가 수차례씩 수요감축 요청(절전 지시)를 하기도 했다. 또 에너지 수입률이 96%에 이르는 상황이라 절약이 절실하다.
명동 거리를 오가던 행인들은 개문난방이 전력 낭비라는 지적에 대부분 공감(共感)했다. 직장인 신선미씨(29)는 "아무리 전기료가 싸다고 하지만, 버젓이 상점 문을 열어놓고 손님을 맞는 걸 보니 낭비가 심하단 생각이 든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씨(24)도 "상점들도 나름 자구책이긴 하겠으나 이건 좀 심한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상인들은 전력 낭비인 걸 알아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화장품 매장 주인 김모씨는 "개문난방을 할 때와 안할 때, 손님이 오는 정도가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며 "가뜩이나 중국인 관광객들도 줄어 어려운 마당에 이런 것까지 뭐라하면 장사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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