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인간과 반려동물에 관하여

김리은, 박희아, dcdc ize 기자 | 2019.01.17 09:03
‘더 서치’ 보세
압둘-칼림 마마츠예프, 베레니스 베조, 아네트 베닝, 막심 에멜리야노프
김리은: 테러범으로 지목된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아홉 살 소년 하지(압둘-칼림 마마츠예프)는 18개월이 된 동생을 이웃집 문 앞에 놓고 도망친다. 난민 캠프의 원장 헬린(아네트 베닝)을 만나지만 죄책감으로 입을 열지 않던 하지는 동생을 찾으려 캠프에서 도망치고, 우연히 EU 인권활동가 캬홀(베레니스 베조)를 만나 함께 생활하게 된다. '아티스트'로 아카데미 5개 부분을 수상했던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차기작이며 제 2차 체첸 전쟁을 배경으로 했다. 전쟁의 비극을 묘사하는 시각적 연출이 사실적이고, 병렬적인 두 이야기를 함께 전개하는 구성을 통해 전쟁과 인간의 본질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창작된 이야기임에도 다큐멘터리만큼이나 뼈아프게 진실을 조명한다.

‘언더독’ 보세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

박희아: 주인에게서 하루아침에 버려진 뭉치(도경수)는 이미 유기견이 되어 생활하던 다른 떠돌이 개 무리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점차 산에서 사는 들개들의 자유로움을 동경하게 되고, 이들은 다함께 인간이 없는 곳을 찾아 떠난다. 동화의 틀을 잃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현실적이다. 동물을 유기하는 장면이나 학대하는 장면을 직설적으로 다루면서, 이를 초반의 흥미요소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일관성 있게 끌고 나가며 문제의식을 확장시킨다. 반려견들의 입장에서 인간과 반려동물 간의 관계가 갖는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특히 뭉치의 눈동자로 보는 세상을 묘사한 장면은 가슴이 뭉클하고, 살짝 짚고 넘어가는 군견의 이야기도 여러 가지 생각해볼 여지를 남긴다.

‘글래스’ 마세
제임스 맥어보이, 브루스 윌리스, 사무엘 L. 잭슨, 사라 폴슨
dcdc: 엘리 스테이플 박사(사라 폴슨)는 과대망상증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다. 그는 해리성 정체장애로 24개의 인격을 가졌으며 괴력을 자랑하는 비스트(제임스 맥어보이)와 강철처럼 단단한 신체의 감시자(브루스 윌리스), 그리고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미스터 글래스(사무엘 L. 잭슨)를 모아놓고 치료하려고 한다. ‘언브레이커블’과 ‘23 아이덴티티’의 후속작이다. 인물들은 비대한 자의식 탓에 특별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목적이 없고 이들의 자의식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설계된 세계는 작위적이기만 하다. 현실과 픽션 그리고 망상의 경계 사이에서 절묘히 줄타기를 하던 ‘언브레이커블’에 비해 한참은 모자란 결과물이다. 분기마다 슈퍼 히어로 영화가 한 편은 나오는 상황을 환기하길 기대했다면 실망이 클 수 있겠다. 배우들의 호연과 오랜 세월 구축된 설정들이 허무하게 낭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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