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용 성폭행 피해사건 속도 내는 검찰…그동안 안했나, 못했나

머니투데이 김태은 송민경(변호사) 기자 | 2019.01.16 16:05

[the L]고소인 조사 이르면 이번주 시작…신씨 의향 존중해서 관할 지검 결정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5일 오전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핌픽파크텔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해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태에 대한 쇄신안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전 국가대표 상비군 유도선수 신유용씨가 고교 재학 때부터 코치 A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조만간 신씨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익산경찰서가 불기소 의견으로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사건을 송치한 후 군산지청이 서울중앙지검에 신씨에 대한 조사를 촉탁한 지 2개월 만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신씨에게 고소인 조사 관할 지검에 대한 의사를 타진 중이다. 당초 군산지청이 신씨의 주거지 관할인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인 조사를 촉탁했으나 향후 수사가 군산지청에서 진전될 것을 고려해 신씨가 더 효율적으로 조사받을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는 차원이다. 수사 편의와 효율성에 대한 신씨의 의향을 존중해 고소인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군산지청이 처음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촉탁을 의뢰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소 변한 부분이 있다"며 "수사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참고인 등과 고소인 사이에 대질 신문이 있을 수도 있어 고소인이 여러가지 요소를 따져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의사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고소인 조사를 위한 관할 지검이 결정되면 이르면 이번주 중이라도 당장 신씨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씨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에 고소하면서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기대했으나 "수사가 엄청 길어졌다"며 수사 과정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수치스러울 수도 있을 법한 증거도 다 제출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했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동안 수사가 제대로 진척되지 않은 데 대한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신씨의 사건은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전북 익산경찰서로 이첩되는가 하면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가 다시 불기소 의견으로 뒤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또 군산지청이 고소인인 신씨 조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인 조사를 촉탁하면서 A씨에 대한 기소가 중지되는 일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수사당국이 서로 사건을 떠넘기며 '핑퐁' 게임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신씨 사건이 부실 수사로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 간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는 모습도 일부 지적된다.

경찰 측은 주변에 알리기 어려운 성폭행 사건 특성 상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을 바탕으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참고인 증언을 확보하라는 검찰의 수사 지휘에 따라 다시 보완 수사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참고인들이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증언 확보에 실패했고 결국 검찰과 협의해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오히려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송치한 것이 적절한 처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직접 조사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고소인인 신씨를 다시 조사하기 위해 신씨의 주거지 근처인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촉탁했다는 것. 촉탁 수사가 2개월간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수사 지연과는 무관하며 다만 각 지검마다 처리해야 할 형사 사건들이 쌓여있는 현실적 제약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필우 변호사는 "경찰의 최초 수사 당시에 당사자들 관계를 면밀히 파악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성범죄 특성상 이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성범죄 전담 부서와 전담 인력이 보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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