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잔류가 답" VS "노딜 브렉시트 대비"…유럽 혼란 '가중'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9.01.16 11:30

英 하원의원,230표차로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EU "후속조치 명확히 하라" 아일랜드 "재협상은 없다"

지난달 10일, 런던 의회 앞에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재투표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AFP=뉴스1

영국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이 큰 표 차로 하원에서 부결되자 유럽 내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아무런 대비 없이 영국이 EU(유럽연합)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우려하는 한편, 영국이 원하는 재협상은 없을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내 해결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5일, 영국 하원의원은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영국 하원 639명이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반대가 230표나 많았다.

압도적인 표차로 합의안이 부결되자 EU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철회하는 것이 최선이 될 것이란 뜻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16일 CNBC에 따르면 도날드 투스크 EU 상임의장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협상이 불가능하다면, 그리고 아무도 '노딜 브렉시트'를 원치 않는다면, 유일한 긍정적 해법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은 누구겠는가?"라고 밝혔다. 노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합의안 없이 유럽 연합을 떠나게 되는 것을 뜻한다.

CNBC는 이 메시지에 대해 "현재 상황에서 도출될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브렉시트를 포기하라는 뜻으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EU 측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현재 단계에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영국에 대해 혼란없이 후속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장 클라우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투표 결과 영국이 무질서하게 EU를 탈퇴할 위험이 증가했다"며 "우리는 이런 일이 벌어지길 원치 않았지만 EU 집행위원회는 EU가 충분히 대비토록 비상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능한 후속조치를 명확히 할 것을 영국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유럽 국가들은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커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한편 합의안에 대한 재협상은 없을 것이란 뜻을 강조했다.

당초 메이 총리는 지난달, 합의안 의회 표결을 한 차례 미루고 합의안 재협상을 위해 EU와 유럽 정상들을 찾았지만 재협상은 결국 무산됐다.


영국 일부 의원들은 그동안 합의안 내 '백스톱' 조항을 두고 합의안에 반대해 왔다.

백스톱이란 브렉시트 이후 북아일랜드(영국령)와 아일랜드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였다. 요지는 브렉시트 전환기간인 2020년 말까지 북아일랜드를 비롯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 동맹에 잔류한다는 것. 그러나 영국 의회는 이 조항이 추후에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의 관계를 단절시키는데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아일랜드는 이번 합의한 부결 직후, 노딜 브렉시트를 염두에 두고서라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일랜드 정부는 성명을 통해 "재협상은 열려 있지 않다고 봤던 지난해 12월 13일 유럽의회 입장을 상기시킬 것"이라며 "혼란스러운 브렉시트가 북아일랜드 모든 사람들에게 나쁜 결과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영국이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안을 제시할 것을 긴급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관련 혼란을 자초하고 있는 영국을 압박하는 유럽 각국 정상들의 훈수도 이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노딜 브렉시트가 실현될 경우 영국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재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영국의 갑작스런 EU 탈퇴가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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