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수리, 오래 걸리는 이유 있었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9.01.16 10:49

지난해 배터리 할인으로 애플 예상보다 10배 많은 수요 몰려 마비…신형 아이폰 판매 부진에도 영향

/AFPBBNews=뉴스1

지난해 아이폰을 수리하려던 고객들은 몇주씩 늘어지는 대기 기간에 분통을 터뜨렸다. 애플이 지난 한해 배터리 가격을 할인했는데, 예상보다 10배나 더 많은 수요가 몰려 업무가 마비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터리 교체가 신형 아이폰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져 '애플 쇼크'까지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CNBC는 애플 전문가 존 그루버를 인용, 애플이 지난해 총 1100만대의 아이폰 배터리를 교체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당초 예상은 100만~200만대로 최대 10배나 더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이달초 팀 쿡 CEO(최고경영자)가 임직원 전체회의를 갖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31일까지 아이폰 배터리 가격을 기존 79달러에서 29달러로 할인해 교체해줬다. 이는 2017년 12월 터진 '배터리 게이트'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애플은 구형 아이폰의 고의적인 성능 저하 의혹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애플은 구형 배터리가 갑자기 꺼지는 문제를 막기 위해 아이폰 업데이트로 성능을 저하시킨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아 큰 반발이 일었고, 일각에서는 신형 아이폰 교체를 유도하려는 꼼수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애플은 결국 지난 한해 동안 할인된 가격으로 배터리 교체를 실시했다.

이 때문에 전세계 애플 스토어에는 배터리를 교체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할인 프로그램이 끝나기 직전인 연말에는 아예 아이폰 수리 고객은 예약을 하기가 힘들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정작 고장난 아이폰 때문에 애플 서비스센터를 찾은 고객이 긴 대기 시간에 분통을 터뜨렸다면, 애플은 신형 아이폰의 판매 부진이라는 부메랑을 맞았다.

CNBC는 배터리 교체를 받은 고객들이 신형 아이폰으로 굳이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서 지난해 3분기 출시한 아이폰XR과 아이폰XS의 판매 부진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애플은 지난 2일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2019 회계연도 1분기)을 890억~930억달러(약 100조~105조원)에서 840억달러(약 95조원)로 한화로 10조원 가까이 낮춘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한 직후 처음으로 실적 전망을 대폭 낮췄다. 애플 주가는 10% 이상 급락했고, 애플 관련주도 줄줄이 하락하며 미국 뉴욕 증시에서만 하루 만에 84조원이 날아갔다. 당시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을 판매 부진의 이유로 꼽았는데, 배터리 게이트의 부메랑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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