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리스트' 주민진, "매맞은 기억뿐…쇼트트랙 폭행 만연"

머니투데이 김건휘 인턴기자 | 2019.01.16 09:27
주민진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사진=MBC 100분토론 방송 화면 캡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주민진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방송에 출연해 쇼트트랙계에서 만연한 폭력을 폭로했다.

지난 15일 MBC 시사 교양프로그램 ‘100분 토론’은 ‘침묵의 카르텔-체육계 성폭력’을 주제로 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는 주민진 전 선수와 여준형 젊은 빙상인 연대 대표,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정용철 서강대 교수 등이 나와 폭력·성폭력 문제가 불거지는 체육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진단했다.

주민진 전 선수는 쇼트트랙계에 과거부터 폭행이 만연했다고 인정했다. 자신 역시 폭행의 피해자며 심석희 선수의 고통에 공감한다고도 말했다.

주 전 선수는 "폭행이 심한 시절에 선수를 했고, 맞아 죽을 수 있겠다고 느꼈다"라며 "차에 뛰어들까도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촌 내 얘기는 외부로 발설하면 안된다는 지시가 있었기에 입을 열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세월이 지났고 여러 명의 지도자가 새로 들어왔음에도 폭력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체육계의 폭력이 마치 대물림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주 전 선수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3000 미터 계주팀의 일원으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렇지만 금메달의 기쁨이 오래 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딴 순간은 기뻤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맞았던 기억, 힘들었던 기억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라며 "허망감이 들어 20대 초반 공황장애까지 겪었다"라고 말했다.

주 전 선수는 강요와 폭행으로 획득한 금메달보다는 자신의 의지와 목표 달성을 위해 딴 금메달이 더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스포츠맨십'을 느낄 수 있는 문화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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