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하원,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커지는 '노딜' 공포(종합)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 2019.01.16 06:04

英 하원, 230표 차이로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정부 불신임안 제출 등 정치적 혼란 속 노딜 브렉시트 공포 고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AFPBBNews=뉴스1
영국 하원은 15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부결시켰다.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가 2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영국의 극심한 정치적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국이 합의안 없이 유럽연합(EU)를 떠나는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의 공포가 고조되는 한편, 일각에서는 영국의 브렉시트가 무산되는 '노(No) 브렉시트'의 기대감도 제기된다.

영국 하원 639명이 이날 오후 영국과 유럽연합(EU)이 합의한 EU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대한 승인투표를 실시,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이를 부결시켰다.

반대표가 230표나 많았다. 노동당,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 등 야당들뿐 아니라 브렉시트 강경론자를 비롯해 집권 보수당 내에서도 상당한 이탈표가 발생했다. 영국 의정 사상 정부가 200표가 넘는 표차로 의회에서 패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에 따라 메이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3개회일(sitting days) 이내인 오는 21일까지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해야 한다.

앞서 지난 2016년 6월 영국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실시, 전체 유권자 4650만명 중 72.2%가 참가해 51.9%가 EU 탈퇴에 찬성함으로써 브렉시트를 가결시켰다.

메이 총리는 이에 따라 지난 2017년 3월 29일 EU 헌법인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EU에 탈퇴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영국과 EU는 공식 통보일로부터 2년간 탈퇴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2년 후인 2019년 3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 GMT)를 기해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전환기간, 분담금정산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585쪽 분량의 EU탈퇴협정에 합의한데 이어 자유무역지대 구축 등 미래관계 협상의 내용을 담은 26쪽 분량의 미래관계 정치선언에도 합의했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정상회의에서 합의안에 공식 서명하고, 비준동의 절차에 착수했다.

메이 총리는 당초 지난달 11일로 예정됐던 의회 승인투표를 연기하면서까지 설득에 나섰지만, 결국 합의안 부결을 막아내지 못했다.

메이 총리는 이번 부결에 따라 의회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합의안을 도출해야하지만,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문제 등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디언은 전날 EU가 메이 총리가 요청할 경우 브렉시트 발효일을 3월 29일에서 7월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가장 큰 우려는 영국이 어떤 합의도 없이 무질서하게 EU를 떠나는 이른바 ‘노딜’ 브렉(no deal) 브렉시트다. 영국은행은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8% 감소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안 부결을 계기로 영국의 브렉시트가 아예 무산되는 ‘노 브렉시트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승인투표 부결 이후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에 대해 오는 16일 정부 불신임안에 대해 의원들과 논의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불신임안이 하원을 통과하고, 14일 이내에 새로운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할 경우 조기 총선이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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