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고통 커진 중국, '돈 풀기' 총력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9.01.15 16:05


1월 지준율 1%p 인하, 133조원 공급…올해 2~3차례 추가인하 전망도
리커창 "대규모 경기 부양은 안해"…전문가 "올해 2% 성장 그칠 수도"

중국이 새해 첫 달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통해 유동성을 대규모로 공급한다. 무역전쟁으로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금융시장이 빡빡해지자 돈 풀기에 나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지준율을 더 낮추는 건 물론 정책금리까지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매체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5일 지준율을 기존 14.5%에서 14.0%로 0.5%포인트 낮췄다. 오는 25일에도 0.5%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급되는 유동성은 1조5000억위안(약 249조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만기가 돌아오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 대출 회수 규모를 참작해도 약 8000억위안(133조원)이 시중에 풀리게 된다. 또 지준율이 낮아져 올해 은행들의 이자 부담도 200억위안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관영 중궈신문은 "인민은행이 이달 지준율 인하를 두 번에 걸쳐 진행하는 것은 시중에 부족한 유동성을 보충하는 동시에 위안화 환율 안정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민은행 관계자도 "1월에는 기업의 납세와 춘제(설)를 앞두고 자금 수요가 많다"며 지준율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준율 인하가 '수문' 개방의 신호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역전쟁과 소비 부진,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악재가 겹친 중국이 돈을 풀어서라도 경기를 지탱할 것이란 얘기다. 중국 핑안증권은 "인민은행이 올해 지준율을 2~3차례 더 낮추고, 정책금리도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둥싱증권은 "과거 인민은행은 춘제를 앞두고 3조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며 "올해 공개시장 조작으로 1조원 정도가 회수되는 만큼, 춘제 이전 유동성 추가 공급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지금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지준율은 6% 수준이 적당하다"며 "매년 세 차례, 1%포인트씩 지준율을 낮추면 2~3년 후 이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해 네 번의 지준율 인하를 통해 3조위안 상당의 유동성을 공급한 바 있다.

중국은 다만 국가 재정에 부담이 가는 수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은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커창 총리는 14일 열린 국무원 2차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올해 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분기를 좋게 시작하기 위해 진력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경제에 대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물을 쏟아붓는 식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컨설팅회사 뉴 뷰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14일자 칼럼에서 "최악에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당국이 제한적인 통화 재정 정책으로 경제 성장을 옥죄어서는 안 된다"며 "금리는 내리고 유동성 공급은 늘려야 하며, 재정 지출은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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