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Eat]본업보다 잘나가는 부업…400조원 배달 전쟁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9.01.15 16:07

[알면 '인싸'되는 '먹는(Eat)' 이야기]음식배달로 본업보다 잘나가는 우버…2030년까지 400兆 폭발적 성장 전망돼 아마존 등 적극 뛰어들어

/사진=블룸버그.
본업보다 잘나가는 부업이 있습니다. 바로 '음식 배달 서비스' 얘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오래전부터 당연시 여겨졌던 음식 배달이 전세계에선 최근 몇년 사이 가장 핫한 차세대 산업으로 떠올랐습니다. 우버나 그랩 같은 차량공유업체들부터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까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습니다.

부업으로 가장 성공한 기업은 우버입니다. 우버는 본업인 차량공유서비스에선 점점 힘을 잃고 있지만, 우버이츠 덕분에 여전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버는 2015년만해도 90%가 넘는 미 차량공유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2018년 10월에는 69.2%까지 하락했습니다. 그사이 신흥 경쟁자 리프트가 공격적인 영업으로 점유율을 9%에서 28.4%까지 끌어올리는 등 우버의 먹거리를 빼앗고 있습니다.

본업에서 뺏기는 위치였다면 음식배달 서비스 시장에서 우버는 뺏는 위치입니다. 지난해 우버이츠는 미국 음식 배달 업체 중에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리서치업체 에디슨트렌드에 따르면 미국 음식배달 시장에서 그럽허브(GrubHub)는 시장점유율 34%로 1위를, 우버이츠는 28%로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2017년만해도 그럽허브의 시장점유율은 40%가 넘고, 우버이츠는 20%가 채 안돼 두 업체의 격차가 20%포인트에 달했는데, 어느새 6%포인트 차이로 줄어든 겁니다. 그럽허브가 여전히 최강자의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17% 마이너스 성장하는 등 경쟁자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압도적이었던 점유율을 조금씩 나눠주는 모양새입니다.

골드만삭스 등 월가에서는 올해 IPO(기업공개)를 예고한 우버의 기업가치가 차량공유 사업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1000~1200억달러(112~13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합니다. 이중 우버이츠의 기업가치는 200억달러(약 22조4000억원)로 보고 있습니다. 우버 사업의 20%정도는 우버이츠가 차지하고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음식 배달 서비스 산업은 현재는 130억달러(약 14조5700억원) 규모이지만 2030년까지 3650억달러(약 40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이기도 합니다. 우버이츠의 전망도 밝습니다. 2017년엔 맥도날드, 지난해 12월엔 스타벅스와 배달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기존 외식업체 강자들과 손을 잡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제 외식 산업의 '게이트키퍼(Gate Keeper·문지기)는 그럽허브와 우버이츠 같은 배달 업체들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식당이 잘되고 안되느냐가 이들 디지털 배달 플랫폼에 등록을 하냐 못하느냐로 결정 지어진다는 뜻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대형 외식체인들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에 손을 벌리면서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분석입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도 음식 배달 부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아마존은 2015년 아마존 레스토랑을 출범했는데, 아직은 시장 점유율이 5% 수준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평균 15%의 수수료를 받는 경쟁자들에 비해 훨씬 저렴한 수수료를 내걸고 있어 향후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이 더욱 무서운 것은 아마존이 구축한 생태계에서 음식 배달 사업이 낼 시너지 효과입니다. 아마존의 유료회원인 프라임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들은 앞으로 AI(인공지능) 비서인 알렉사를 통해 무료로 음식 배달을 시키고, 아마존이 구축 중인 전국 2시간 배송 서비스와 함께 여러가지 물품을 함께 주문할 수 있습니다.
/사진= 그랩 홈페이지.

동남아시아에서도 차량공유업체 그랩과 고젝 등이 음식배달 부업으로 쏠쏠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고젝은 지난해 1년 사이 음식배달 회원수가 50%나 증가했고, 그랩은 음식배달 서비스 그랩푸드로 1년새 사업규모를 4배 이상 키웠습니다.

그랩은 지난해 3월 우버의 동남아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우버가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 음식 배달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5월부터 30여개 도시에서 공식적으로 영업을 시작해 지난해 말까지 배달 서비스 지역을 130여개 도시로 늘렸습니다. 게다가 경쟁업체들이 최소 주문 금액을 요구하는 반면, 그랩은 음료수 단 한개를 시켜도 배달해 주는 등 파격적인 서비스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랩은 그랩푸드의 흥행 덕에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배 증가한 20억달러(약 2조24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합니다.

음식 배달 부업으로 업체들은 여태껏 재미를 봤지만 앞으로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마치 우버가 차량공유 시장에서 점점 자리를 잃어가듯이 말입니다. 이미 미국 음식배달 3~4위 업체들 간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장이 더 주목하고 있는건 아마존입니다. 아직까진 숨을 죽이고 이지만, 아마존은 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마다 초저가 전략으로 경쟁자들을 죽인 후 독점적 지위를 확보 해왔습니다. 과연 앞으로 음식 배달 시장 최후의 왕좌는 누가 차지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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