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한 장에 2000만원? 플미충에 눈물 짓는 팬들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 2019.01.17 06:00

[암표의 경제학-①]암표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룹 워너원이 28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진행된 '2018 AAA(Asia Artist Awards)' 시상식에서 공연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인기 연예인들의 공연 티켓을 선점해 웃돈을 붙여 파는 행위, 일명 '플미충(프리미엄+충)'들이 온라인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암표 거래는 불법이지만 현행법상 온라인 거래는 제지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우후죽순처럼 퍼지는 온라인 암표를 막기 위해 관련법 보완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머니투데이가 지난 15일 티켓 중개 사이트 티켓베이를 살펴본 결과 '워너원 마지막 콘서트' 티켓 매물만 2000여장에 달했다. 원가인 10만원을 웃도는 가격부터 최대 2000만원까지 판매가가 책정돼 있었다. 원가의 20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사진=티켓베이 홈페이지 캡쳐

물론 해당 가격이 실제 판매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최고가는 일명 '시세 올리기'를 위한 것으로 일반적으로는 300만원 정도에 판매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원가의 30배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공연이 아닌 판매를 목적으로 티켓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플미충 전성시대… 처벌 목소리 높아져
아이돌 공연이 활발한 1월은 '플미충'의 전성시대나 다름없다. 연말 시상식 때문에 아이돌 공연은 대개 1월에 몰려있다. 암표계의 성수기인 셈이다. 실제로 워너원 콘서트와 같은 날인 27일 공연을 하는 NCT127의 공연 판매액 최고가는 1270만원이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보려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한 아이돌의 팬인 대학생 김모씨(26·여)는 "그런 사람들 때문에 티켓을 못 얻는다고 생각하니까 짜증 나고 화가 난다"면서도 "암표상도 문제지만 수요가 있기에 암표상도 존재하는 것"이라며 암표를 구매하는 구매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실제로 플미충들의 과도한 가격 측정에도 이를 구매하는 팬들은 존재한다. 무리를 해서라도 콘서트를 보고 싶은 팬심 때문이다. 그런 팬들의 수요 덕분에 암표 거래는 온라인상에서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현장 거래는 경범죄, 온라인 거래는 무죄
팬들은 고충을 토로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암표 거래를 제지할 수단은 없다.

현장거래를 할 경우 암표상은 '경범죄처벌법 제3조'에 의해 처벌받는다. '경기장, 역, 정류장 등의 장소에서 입장권을 되판 사람'에게 2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미미한 처벌이긴 하지만 암표를 명확히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의 암표 거래는 다르다. 온라인에서 대부분의 거래는 현행법상 자유다. 온라인 거래를 처벌할 별도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티켓 판매 사이트 자체적으로 예매 취소나 환불 불가 등이 가능하지만 법적인 처벌이 어려워 한계가 있다.

◇처벌? 합법화?
암표 거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 방법으로 등장하는 것은 '처벌'이다. 현행법을 개정해 암표 거래 처벌 수준을 강화하고 온라인 거래 역시 암표 거래에 포함하는 방안이다. 암표 거래에 대한 처벌 수준을 높여야 암표 거래가 근절될 수 있다는 취지다.

국회도 이러한 방향으로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암표 매매 행위에 대해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고 유동수 민주당 의원도 단속 대상에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인한 암표 거래를 신설하고 처벌 규정을 60만원으로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티켓 재판매'의 합법화가 암표 거래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포츠산업경영학회 김석주 이사는 작년에 진행한 KBO윈터미팅에서 "이제 재판매 시장을 산업으로 인정하고, 재판매 시장에 대한 분석 및 적용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경우 50개 주 가운데 38개 주에서 재판매를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매 산업의 시장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등 서구권 국가에서는 티켓 재판매 시장을 인정하고 합의된 규정하에 재판매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재판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처벌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티켓 거래를 방지해 공정한 재판매 시장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공정한 시스템, 소통 중요
일각에서는 암표 거래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암표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존재했기 때문에 암표 판매와 구매를 불법화해도 지하경제를 통해 암표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란 우려다. 이에 대해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팬들끼리의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결국 공연 기획자와 관객이 서로 협력해 암표 근절을 위해 나서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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