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은 바나나우유 먹으면 안돼" 낙농업계 반발 왜?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19.01.14 16:53

낙농업계 "흰 우유 공급량 줄면 피해..가공유 안돼"…유가공업계 "흰우유 덜마시는데 낙농가 지나친 이기주의"

23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18.7.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올해부터 군 장병들에게 흰 우유뿐 아니라 딸기·초코·바나나 우유 등 가공우유를 추가 배식하기로 결정하자 낙농업계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군내 흰 우유 소비가 줄어들어드는 와중에 군납 우유까지 가공유를 보급하면 낙농가들의 피해가 커진다는 주장인데, 이에대해 자업계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적지않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장병들의 선호도를 감안해 딸기·초코·바나나 우유 등 가공우유를 매월 2회, 연 24회 신규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365일 1차례씩 급식시 그리고 월 6회(연간 72회) 간식으로 흰 우유가 제공된다. 장병 1인당 연간 437회 제공되는 것인데 국방부는 이중 24회는 가공유로 바꿀 계획이다. 흰우유 외에 가공유도 먹고싶다는 장병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한국낙농육우협회나 서울우유협동조합 등 낙농단체들은 불만을 내비친다. 표면적으로는 군 장병 체력 증진과 올바른 식습관 교육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가공유 추가 공급정책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자신들의 흰우유 공급물량이 감소하는 상황에 반발하는 것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따르면 연간 군납품 흰 우유는 3만9000톤 정도다. 전체 우유 시장(지난해 국내소비량 352만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 정도로 크지 않다. 하지만 군내 흰 우유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군납 우유 용량은 2014년 250ml에서 200ml로 줄었고, 소비감소에 따라 지난해 우유 연간 공급횟수도 456회에서 437회로 줄었다. 이어 올해부터 가공유까지 배식되면 낙농가의 손실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가공유는 탈지분유, 전지분유 등을 넣어만들고 원가절감을 위해 수입분유를 쓰는 경우가 많다. 흰 우유는 국방부 협약에 따라 서울우유, 지역낙농조합만 납품하지만 가공유는 매일유업·남양유업·빙그레 등 민간업체들도 참여한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군납우유가 매출비중이 큰 건 아니지만 흰 우유 음용이 더 줄어드는 것이어서 반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낙농업계의 지나친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나온다. 흰우유 소비감소는 군인들이 덜 마시기 때문이고 필요량보다 과다 공급돼 버리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가공유 업체가 참여하면 사실상 흰우유 납품의 독과점 구조도 깨지게돼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근본적으로 국내 우유 공급량이 수요보다 많아 수급 개선이 필요한데도 지속적인 소비만 요구하는 것도 시장원리에 맞지않다는 지적이다.

한 유가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유는 관련 법규상 유가공업체들이 모두 수매하는데 모두 팔리지않아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도 "낙농업계는 생산량 감축 등 변화없이 불만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낙농업계 반발에 정부는 국내산 원유가 70% 이상 사용된 가공우유를 배식하고 단호박 우유카레 등 우유를 활용한 메뉴도 함께 보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낙농업계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닐 수 있지만 낙농가 보호를 위해 우유 요리나 국내산 스트링치즈 시험 도입 등 국산 원유 소비가 줄지 않도록 국방부와 지속해서 협의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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