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스피'와 주주환원주의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 2019.01.14 04:18
4%와 40%. 최근 5년간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수익률 차이다. 쉽게 말해 5년간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국내 주식 투자자는 1040만원, 미국 주식투자자는 1400만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이쯤 되면 ‘한국 주식시장은 왜 이럴까’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가격이 조금 올랐다 싶으면 금세 내리는게 국내 주식이다보니 답답한 투자자는 해외 주식 직구(직접 구매)에 나선다.

이에 대해 외국인이 내린 답변은 명료했다. 주주환원주의 차이 때문이란다. 한 외국계 운용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ROE(자기자본이익률)가 17.1%인 미국 기업의 주식을 사면 경영진의 주주환원 정책으로 투자자가 이를 상당 부분을 누릴수 있다. (기업이) 순이익을 창출하면 상당 부분이 배당 혹은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주에게 환원된다는 것이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과의 차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코스피 배당 수익률은 1.81%, S&P500(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1.88%다. 코스피 상장사는 전체의 약 50% 남짓이 배당에 나서나 S&P는 그 비중이 약 85% 이상이다. 기업이 얼마나 이익을 창출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만큼의 이익을 공유하느냐도 투자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라는 의미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서 국내에서도 투자 회사에 책임 경영을 요구하는 주주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잉여현금흐름이 많지만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고 쌓아만 둔 기업에 배당을 요구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다만 아직까지도 일부 기업이 이런 기관, 특히 외국계 투자자를 보는 시선은 냉담하다. 기관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며 배당을 요구하나 실제론 ‘먹튀(먹고튀기)’를 위한 셈법일 뿐이라며 외면한다.


저평가된 우량주에 장기 투자해 수익을 얻는 것은 투자의 정석이다. 이런 가치투자 역시 기업에 대한 신뢰가 밑바탕 돼야 한다. 기업이 성장한 만큼 주주도 수혜를 누릴 것이란 기대감이 있어야 오랜기간 투자할 맛이 나지 않을까.

투자자의 ‘먹튀’를 막기 위해선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투자 문화, '박스피'(일정한 범위 안에서만 주가가 오르내리는 코스피)의 돌파를 위해선 상장사의 반성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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