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엔 있고, 영어엔 없는 단어…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 2019.01.11 05:44

[따끈따끈 새책]'단어의 사연들'…말할 수 없는 것까지 말하기 위한 단어 공부

영어에는 목욕탕에서 미는 '때'를 의미하는 단어가 없다. 비슷한 의미를 나타낸다면 'dirt and dead skin cell'(더러운 죽은 피부 세포) 정도 될 거다. 살랑살랑, 푸르스름하다, 옹기종기, 고래고래, 휘뚜루마뚜루 등 풍부한 의태어와 의성어도 한국어만이 가진 특장점 중 하나다. 어떤 사회에는 있는 단어가 어떤 사회에는 없다. 언어가 다른 건 문화가 달라서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라고 말했다. 언어는 세계를 반영하는 동시에 세계를 사유하는 수단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우리가 보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 말을 요리조리 파헤쳤다.

저자는 자신의 오랜 관심사였던 '단어'가 빼곡히 들어 찬 사전을 틈나는대로 파고들었다. 매일 쓰고 말하고 듣는 우리말 단어 하나하나에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부레가 끓다'가 '부아가 나다'는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여기서 '부아'는 사람의 허파를, '부레'는 물고기의 공기 주머니를 뜻하는 단어가 각각 사용됐다. 실오라기, 지푸라기, 보푸라기 등 '라기' 돌림단어들을 쭉 나열해보면서 공통점도 찾는다. 이렇듯 저자는 낱말의 문화와 유래, 낱말이 만들어진 규칙과 변화, 낱말의 재발견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단어 속 숨겨진 사연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저자는 "말은 생각을 담고, 생각은 단어로 표현된다"며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을 담을 단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어의 사연들=백우진 지음. 웨일북 펴냄. 264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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