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을 앓는 아내…"그래도 사랑합니다"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 2019.01.11 06:02

[따끈따끈 새책] '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6년의 연애, 세 번의 입원 그리고 끝나지 않는 사랑의 기록

성인 4명 중 1명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이제 흔한 질병이 돼 버린 정신질환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면 어떨까.

저자는 대학교 1학년 때 아내를 처음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6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해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스물일곱의 아내에게 마음의 병이 찾아왔다. 아내는 금융위기로 다니던 직장이 문을 닫은 뒤 새 회사로 옮겼으나 불안감에 시달렸다. 아내가 극심한 망상증세를 보이자 결국 그는 병원을 찾았다. "제 아내가 정신이 나간 것 같아요."

자살 충동, 만성적 우울, 약물 부작용에 시달리는 아내를 지켜만 봐야 하는 절망이 저자를 휩쌌다. 아내가 마음의 병에서 영영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 아내의 병을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를 짓눌렀다. 하지만 그는 아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정신질환을 앓는 아내 곁에서 간병하는 일상을 틈틈이 글로 남겼다.

이 책은 평범한 남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의 결과물이다. 2011년 저자는 선뜻 말하기 힘든 경험을 글로 풀어 뉴욕타임스에 실었다. 이때 쓴 글은 많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며 화제의 칼럼으로 떠올랐고 이 신간의 기초가 됐다. 책에는 아내와의 첫 만남부터 결혼생활, 갑작스러운 발병과 회복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정신병원에서 첫 번째 퇴원을 한 뒤 아내의 병이 서서히 사라졌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어느새 가시 돋친 말만 주고받는 냉랭한 사이가 돼버렸다. 문제점을 깨달은 두 사람은 서로를 다정하게 대하는 법을 연습하며 사랑을 확인했다. 그리고 3년 뒤 아내에게 병이 재발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지만 저자와 아내는 더 이상 이 병이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버팀목이 돼주면서 더욱 단단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지켜주고 싶은 사람과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전하는 그의 경험담은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내기 충분하다.

◇사랑하는 아내가 정신병원에 갔다=마크 루카치 지음, 걷는나무 펴냄, 박여진 옮김, 448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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