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었던 체육계 '미투'… 심석희 폭로로 불붙을까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 2019.01.10 06:10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여파로 주춤했던 체육계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가 다시 이어질지 주목된다.

9일 심석희 측 변호인에 따르면 심석희는 지난달 17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 전 코치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고소장엔 심석희가 2014년부터 조 전 코치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4년 당시 그는 미성년자인 만 17세였다. 고소장에 따르면 성폭행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한 달여 앞둔 지난해 1월까지 4년간 이어졌다. 조 전 코치는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체육계 성폭력은 지난해 초 시작된 '미투' 운동에 힘입어 일부가 폭로됐지만 그 사례는 많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새터민 출신인 이경희 리듬체조 국가대표팀 단체팀 코치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자신의 상사였던 대한체조협회 전 고위간부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코치는 2014년 체조협회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A씨는 임원직을 사직했다. 그러나 2년 만에 가해자는 더 높은 직위 임원 후보로 선임됐다. 내부 감사 결과를 근거로 임원 인준이 거부되긴 했다. A씨는 이 코치와 "연인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씨는 10세였던 초등학교 코치로부터 2001년부터 1년간 수차례 성폭행당했다고 밝혔다. 2016년 전국주니어테니스대회에서 코치와 다시 마주친 김씨는 15년 만에 그를 고소했다. 약 1년 뒤 가해자는 징역 10년에 12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았다. 그는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이자 금메달리스트인 최민경씨는 지난해 4월 "2017년 7월 회식 자리서 대한체육회 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최 씨는 "대한체육회 여성간부 B씨가 목을 팔로 휘감고 입맞춤을 했다"고 전했다. B씨는 그해 4월 대기발령됐다가 같은 달 말 타 부서로 인사이동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해 6월 B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체육계 내 성폭력은 가해자의 영향력, 코치 및 감독과 선수라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 관계 때문에 폭로가 더욱 어렵다.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은 "코치나 감독이 체육계 전반에 영향력이 있어 쉽게 피해를 드러낼 수 없는 구조"라며 "선수가 나이가 어릴 경우 더 말하기 어려워 피해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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