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일상화되고 개인 취향별 여행 스타일의 다변화에 따라 여행 산업 내 비즈니스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여행 상품 판매, 숙박·항공 예약, 액티비티 프로그램 등 각각의 여행 관련 사업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던 업체들이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화, IT 기업 등 비(非)여행업체들도 뛰어들면서 시장은 더 커졌다. 여행 시장 경쟁이 격화하면서 업체들은 차별화된 여행 서비스 대신 '색다른 경험 팔기'에 주력하고 있다.
하나투어 자유여행 오픈마켓 플랫폼 '모하지'(Mohaji)를 이달 론칭했다고 8일 밝혔다. 전 세계에 있는 투어.액티비티 프로그램 셀러와 개별 여행객을 연결해준다. 신규 플랫폼 론칭과 함께 현지 체험형 가이드 투어, 교통패스, 입장권 등 전 세계 65개국 216개 도시의 상품들을 내놨고, 고객 취향에 맞는 체험 중심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방침이다.
유은실 모하지 대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에 주안점을 뒀다"며 "세분화된 상품을 발굴해 고객이 획일적인 여행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여행을 기획할 수 있고, 원하는 상품 선택시 여행 동선이 자동으로 표시되는 등 여행 일정을 효율적으로 예약,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험 위주의 여행 서비스 관련 시장은 올해 더욱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지난 몇 년간 개별 여행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여기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성화, 기술 고도화로 인해 항공, 숙박, 각종 투어 프로그램을 개별적으로 구성하고 예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에 숙박 예약만을 전문으로 하던 여기어때, 야놀자 등 국내 OTA 업체들도 투어, 액티비티 등 체험 상품까지 발을 넓혔다. 세계 최대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공유하는 숙박 형태의 세분화를 넘어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슬로건을 걸고 현지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판매를 늘려가면서 '여행'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다른 산업군의 기업들도 경쟁에 뛰어들어 여행 시장 규모도 커지고 그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와 첨단 기술의 보유한 IT 기업들의 가세가 무섭다. 네이버는 항공과 호텔 예약 서비스를 비롯해 수많은 사용자들의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행 큐레이션 앱 'GO'를 선보였다. 카카오 역시 지난해 서비스를 종료하긴 했지만 여행 정보 앱 '트래블라인'을 출시해 약 2년간 운영했다. 이들 기업들은 방대한 영역에 걸친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 신규 사업 진출에 대한 장벽이 높지 않다. 여행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인터파크 역시 처음엔 공연 티켓 판매 사업으로 시작했다. 이제는 콘서트와 뮤지컬 등 문화 체험 상품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과 여행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에 골몰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객들의 취향과 니즈가 점차 다양화하면서 올해부터 체험을 강조한 상품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국내 여행객들이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체험 상품과 서비스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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