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고(故) 임세원 교수(47) 살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박모씨(30)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나섰다.
박씨는 2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오후 1시30분쯤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날 박씨는 취재진의 "임 교수를 왜 죽였나", "유가족에게 할 말이 있는가" 등을 묻는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고 빠르게 경찰 차량에 탑승했다. 박씨는 검정 점퍼를 입고, 검은색 마스크와 모자를 쓴 모습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44분쯤 외래 진료를 받던 도중 임 교수를 살해한 혐의다. 박씨는 진료 도중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해, 놀라서 도망치다가 복도에서 넘어진 임 교수의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
흉기에 찔린 임 교수는 곧장 응급실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오후 7시30분쯤 숨졌다. 임 교수는 긴급 대피공간에 숨었으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만 이를 나와 간호사들에게 "빨리 피하라"고 소리를 치다 변을 당했다.
피의자 박씨는 임 교수를 찌른 후에도 달아나지 않고 한참 동안 같은 자리에 서 있었다. 간호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오후 5시50분쯤 박씨를 현장에서 긴급체포했다.
임 교수를 살해한 박씨는 이날 예약 없이 찾아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조울증을 앓고 있던 박씨는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 수개월 만에 병원을 찾았다. 임 교수는 2018년의 마지막 날에 마지막 환자를 보다가 변고를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범행은 시인하나 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고 있다"며 "피의자의 소지품 등 객관적 자료 분석과 피의자 주변 조사 등을 통해 계속 동기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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