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희망퇴직과 100억 스카우트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 2018.12.31 04:20
올 초 만해도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밋빛 만발하던 시장은 지난 10월 폭락하며 잿빛으로 변했다. 내년 불투명한 시장 전망은 시장의 공포감을 더 키우고 있다.

증권업계는 선제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연말 희망퇴직이 유행처럼 번지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여의도 증권가 곳곳에서 매서운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 합병(옛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3년차를 맞는 KB증권이 희망퇴직 스타트를 끊었다. 신한금융투자도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대우증권과 합병한 미래에셋대우도 희망퇴직에 관한 세부 조건을 놓고 노사가 논의 중에 있다.

업계에 감원 칼바람이 불면서 IB(투자은행)담당자들 사이에선 희망퇴직 여부를 고민할 수 있는 동료들이 부럽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IB 담당 경력직은 주로 계약직이어서 희망퇴직 신청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말 보너스와 성과급 파티를 했지만 올해는 자리보전에 대한 걱정이 크다.

이 가운데 올해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고액 연봉의 스타급 증권맨들은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해 양극화 모습을 보였다. 위험 관리에 나서면서도 실력 있는 직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영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만 22억원의 보수를 받아 일반 직원 중에서 연봉킹을 찍었던 김연추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지난달 사표를 내고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로 둥지를 옮긴다. 3년간 100억원의 연봉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역대급 스카우트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엔 증권가의 양극화 움직임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그동안 증권사 실적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부동산 투자부문도 내년 경기를 낙관할 수 없어서다.

자본력이 되는 대형증권사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IB 거래를 통해 먹거리를 찾겠지만 그렇지 않은 중소형사는 그야말로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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