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시립미술관의 입체주의 명화 韓 최초전시, '피카소와 큐비즘'展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 2018.12.28 15:03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개막, 피카소·브라크 등 20여명 작가의 90여점 진품 전시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에서 한 관람객이 피카소의 '남자의 두상'(왼쪽)과 브라크의 '여자의 두상'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황희정 기자

"1907년 탄생한 입체주의는 서구 미술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조화로운 구성을 추구한 회화 전통을 허물고 관점의 다중화를 통한 형태적인 혁명을 이뤄냈습니다. 입체주의는 근현대 미술의 출발점입니다."

서순주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 총감독은 입체주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서양미술사의 최대 혁명'으로 일컫는 입체주의 걸작품들을 프랑스에서 국내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피카소와 큐비즘'이 개막했다. 프랑스 파리시립근대미술관의 중요 소장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로, 입체파 미술의 탄생과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파블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 등 20여 명 작가의 진품 명화 90여 점으로 구성된 순수 회화전시다.

이번 전시는 입체주의 미술의 탄생배경에서 소멸까지의 흐름을 연대기적 서술을 통해 5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처음 만나는 작품은 입체주의의 동기를 마련한 폴 세잔의 그림이다. 이스라엘 국립미술관에서 특별 대여한 '햇살을 마주 본 레스타크의 아침'은 유화작품을 마치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얇게 그린 반투명 파스텔 풍의 표면이 인상적이다.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에서 한 어머니가 자녀에게 피카소의 '무용'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황희정 기자

입체파를 논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작가가 피카소와 브라크다. 밝은 황갈색, 베이지색, 회색, 노란색의 다양한 적용방식이 돋보이는 피카소의 '남자의 두상' 바로 옆에 기하학의 정신과 색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화면구성이 돋보이는 브라크의 '여인의 두상'을 배치해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후기입체파 작가들은 예술에 수학공식을 접목함으로써 엄격한 화면구성을 지향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회화에 기하학적 공식을 도입한 페르낭 레제와 로베르 들로네는 이를 통해 입체파 회화의 정점을 찍었다. 레제의 '파이프를 든 남자'와 들로네의 '에펠탑'은 기묘하면서도 추상적인 느낌을 준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 작가들은 고전주의에 대한 찬사를 통해 전쟁으로 무너진 국가의 위계와 질서를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예술을 시도했다. 피카소가 1925년 그린 유화작품을 태피스트리(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을 짜 넣은 직물)로 옮긴 '무용'은 그의 그림 중 드물게 초현실주의 풍을 띤다.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에는 로베르와 소니아 들로네 부부의 5m 넘는 초대형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황희정 기자

1938년 파리국제전람회에 출품된 들로네와 그의 아내 소니아의 5m 넘는 초대형 작품과 알베르 글레즈의 화려함이 넘치는 초대형 작품은 파리시립미술관이 이번 특별전을 위해 80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에 반출했다. 당대 회화작품으로는 드문 압도적 크기와 화려하고 율동적인 색채구성이 입체파 회화의 절정기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초대형 명화의 생생한 감동을 만끽할 수 있다.

입체파 탄생 110주년을 기리기 위해 기획된 이번 전시는 파리 퐁피두센터 근대미술관의 입체주의 전시와 병행 개최된다. 입체주의 미술운동의 흥망성쇠를 더듬어보는 교육적 의미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2019년 3월 3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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