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청원 "화천사고로 가족 잃은 병사, 제대시켜주세요"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 2018.12.22 16:01

지난 20일 아들 신병수료식 후 귀가하던 가족·친구 교통사고 참사…靑 청원 여러 건 등장

지난 20일 오후 6시2분쯤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풍산리 460번 국도에서 김모(53)씨가 몰던 쏘렌토 승용차가 도로 옆 가로수를 들이받고 전복됐다. 이 사고로 김씨의 아내와 딸2명, 아들의 지인 등 4명이 숨지고 김씨가 크게 다쳤다. 소방당국이 사고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강원도 소방본부 제공)
신병수료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가족과 친구를 한꺼번에 잃는 사고를 당한 병사에게 제대 처분을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이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신병수료식 면회제도 개선을 하자는 제안도 등장했다.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최근 일어난 '신병수료식 후 일가족 화천 교통사고'와 관련해 가족과 가까운 지인을 아픔을 겪은 병사에게 특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청원이 여러 건 올라왔다.

앞서 지난 20일 강원도 화천의 한 부대에 있는 아들 신병수료식에 참석한 뒤 귀갓길에 오른 김모씨(53) 가족은 도로 옆 가로수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로 참변을 당했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김씨의 부인 권씨(56)와 20대 두 딸, 아들의 친구까지 4명이 사망했다. 운전자인 김씨도 크게 다쳤다.

육군은 다음날(21일) 어머니와 지인 등을 잃은 병사에게 청원휴가 5일과 지휘관 위로휴가 7일 등 총 12일간 휴가 조치를 내렸다. 이 밖에도 각종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청원인들은 이 병사에게 관련 지원을 하는 것과 함께 휴가 조치보다 제대를 시키는 게 좋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한 청원인은 "별안간 유가족이 돼 버린 병사를 제대시켜달라"며 "발인을 마치면 사경을 헤매는 아버지 병간호 등으로 어린 나이에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가 상상하기조차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원인은 "저도 이번 사고를 당한 병사가 훈련한 신병교육대에서 지난 5월 말 훈련을 마친 한 병사의 아버지"라며 신병수료식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전국에 있는 가족들이 거리를 마다 않고 아들을 보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먼 거리를 달려가 당일 면회와 외출 후 부대복귀를 한다"며 "이러면 장거리 운전으로 피로가 겹치고 면회를 마친 뒤 아들을 부대로 복귀시킬 때쯤이면 긴장이 풀리고 운전시 안전에 위협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신병수료식을 오후에 실시한 후, 1일 외박을 허용한다면 수료식 다음날 오전에 귀가하는 가족들은 보다 나은 컨디션으로 귀가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아예 신병수료식 면회행사를 없애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들 2명 신병수료식을 다녀왔는데 직장에 연가를 내고 주변 펜션을 비싼 값으로 빌려 아들 얼굴을 보고 왔다"며 "누구를 위한 신병수료식인지, 주변 상인들을 배불리기 위한 것인가"라고 썼다. 이어 "수료식에 갔을 때 우리 아들 계급장을 붙여주려는데, 옆에 부모가 없어 아무도 오지 않은 군인이 계급장을 손에 들고 우는 모습도 봤다"고 밝혔다.

한 청원인은 병사에 대한 심리치료가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그는 "청와대나 국방부에서 심리치료의 시작과 종료일자를 정하지 않고 상담사의 재량에 맡겼으면 한다"며 "부친의 병원비 및 가족의 장례비 지원도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청원 후 한 달 기간 내 20만명의 동의를 받을 경우 청와대·정부 관계자들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답변 역시 한 달 안에 이뤄진다.

베스트 클릭

  1. 1 "남편, 술먹고 성매매"…법륜스님에 역대급 고민 털어논 워킹맘
  2. 2 "아이고 아버지! 이쑤시개 쓰면 안돼요"…치과의사의 경고
  3. 3 "보고싶엉" 차두리, 동시 교제 부인하더니…피소 여성에 보낸 카톡
  4. 4 경매나온 홍록기 아파트, 낙찰돼도 '0원' 남아…매매가 19억
  5. 5 태국 보트 침몰 순간 "내리세요" 외친 한국인 알고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