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막걸리 업계에 따르면 한-베 음식문화축제 후원을 한 한국막걸리협회는 이번 VIP리셉션에 있었던 와인 제공 건에 대해 정식으로 항의 공문을 보냈다.
한국 음식을 알리는 취지의 음식문화축제 행사에 다른나라 대사 등 해외 귀빈 앞에서 행사주로 준비된 막걸리 대신 와인이 제공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주베트남한국대사관에서는 아직 정식 답변을 보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비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행사가 잘 마무리됐으니 더 문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협회에 전달했다.
한·베 음식문화축제는 주베트남한국대사관이 주최하고 하노이한인회가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 10회를 맞이했다. 한국막걸리협회는 올해 처음으로 행사 후원기관으로 참여했다.
와인제공 건은 해프닝성 사건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한국 문화를 알리고 홍보하는 역할도 해야 하는 재외공관에서 막걸리 등 전통주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는 단면이다.
막걸리협회 관계자는 "행사장에서 짧게 항의를 했지만 대사관에서는 해외 귀빈 중 와인을 선호하는 분이 많다며 강행했다"며 "대사관 쪽에서는 막걸리보다는 와인이 격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허탈했다"고 했다. 이어 "막걸리 협회가 공식 후원사인 상황에서도 막걸리가 배척되는데 일반적인 대사관의 외교 행사 때는 어떻겠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정부가 전통주 산업발전 기본계획 등 전통주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외교 현장에서는 막상 전통주가 푸대접을 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한국 술 산업진흥원 설립, 해외 주류시장 진출 촉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18~22 전통주 산업 발전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 내용 가운데는 한국 술에 대한 대외 인지도 확산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포함했다. 이를 위해 대사관, 한국문화원 등 재외공관에서의 행사에 전통주를 알리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내용도 있다.
막걸리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대사관의 해외 귀빈 초청 행사에는 건배주를 반드시 사케로 하는 조항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말로만 전통주 지원, 활성화를 외치지 말고 이 같이 현실적이고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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