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공장 추진…10년간 120조 투자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8.12.19 03:25

부품·장비업체 동반입주, LGD 파주 사례 유사…정부도 규제완화에 의지 보여, 지역 여론 등 촉각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M14 공장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반도체 쌍두마차 중 하나인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SK하이닉스만이 아니라 반도체 부품·장비업체까지 입주하는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앞으로 10년 동안 중장기 방안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지역이나 실제 투자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SK하이닉스 등에 따르면 산업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로 제출한 내년도 업무계획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용인 일대에 조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도체 제조공장 4개와 협력업체 50여개사가 동반 입주하는 상생형 모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뤄진 LG디스플레이의 경기 파주공장 사례를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정부와 SK하이닉스 양쪽이 전체 계획과 윤곽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진다. SK하이닉스가 내년 상반기에 새 반도체 공장 부지를 선정하고 부지 조성과 기초 공사 등에 우선 1조6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골자다. 정부는 2028년까지 10년 동안 총 120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추산한다.

유력 검토 지역으로 꼽힌 용인은 SK하이닉스 본사인 경기도 이천 생산공장보다 서울에서 약 8㎞ 가깝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10월 완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이후의 생산시설 부지를 물색하다 수도권에도 신규 공장을 허가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내년 반도체 업황 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탄탄하다고 보고 선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19일 이천 M16 기공식에 참석해 선제투자로 경쟁업체와의 기술격차를 넓히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천 생산공장 부지는 M16 공장 외엔 추가 공장을 세울 땅이 남아있지 않다. 이천 공장 부지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규제로 추가 부지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수도권 규제를 피해 충북 청주로 눈을 돌렸지만 청주 부지에서 지난 10월 낸드플래시 전용라인인 M15가 완공되면서 역시 추가 공장을 지을만한 곳이 사라졌다.

용인이 최종 부지로 낙점되면 SK하이닉스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여건이 된다. 당장 적잖은 임직원들이 지방 근무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인력 확보 등에서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지난 10월 김동연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경제 관련 장관회의에서도 SK하이닉스 수도권 투자가 논의됐지만 결론이 나지 않다가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가 취임하면서 실타래가 풀린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수도권 지역은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용인이 최종 후보지에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른 규제를 해결해야 하는 데다 지역 주민의 반대 여론도 해소해야 한다. SK하이닉스 이천 M14 공장도 공장 증설 신청 이후 2015년 준공까지 7년이 걸렸다.

SK하이닉스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장기적인 투자를 위한 선제적인 부지 확보는 언제나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투자계획이나 지역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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