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뉴욕증시, '대공황' 이후 최악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8.12.18 15:09

다우·S&P500, 하락폭 1931년 12월 이후 최대…무역전쟁·금리인상 등에 투자심리 위축

미국 뉴욕증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연말을 보내고 있다. 무역전쟁과 금리 인상 등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란 비관론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기점으로 내년 초까지 주가가 상승하는 '산타 랠리' 기대감도 옅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을 비난하고 있지만, 증시 전망은 암울하다.

17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뉴욕증시 대표 지수인 다우존스지수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달 들어 각각 7.6%, 7.8% 하락했다. 모두 대공황 당시인 1931년 이후 최악의 12월 성적이다.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지정학적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02년 12월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유럽과 중국의 경제 위기, 세계 금융위기 후 연준의 첫 금리 인상이 겹쳤던 2015년 12월에도 S&P500지수는 1.7% 하락에 그쳤었다.

뉴욕증시가 연말 내림세를 나타내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1931년 이후 다우존스지수가 12월에 하락한 것은 25번 정도에 불과하다. CNBC는 "12월은 전통적으로 시장에 매우 긍정적인 시기"라며 "실제로 S&P500지수의 역대 12월 평균 상승률은 1.6%로 1년 중 가장 높다"고 전했다. 올해 뉴욕증시가 예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증시 침체 원인으로는 크게 연준의 금리 인상과 유동성 긴축, 무역전쟁 우려 등이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무역 갈등, 세계 경제 둔화 우려, 지정학적 긴장 등이 최근 몇 달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했다. 국제 유가의 움직임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지난 10월 초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했던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달 현재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원유 수출을 제한하는 제재를 가했지만, 경기 둔화로 말미암은 수요 감소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다.


이달 18~19일 진행되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연준이 이번 회의를 통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을 계속 비판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달러가 매우 강하고, 물가도 거의 오르지 않고 있으며 프랑스와 중국 등 외부 세계는 요동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아직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도 연준의 금리 인상을 미국 경제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사격했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CNBC에 출연해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이 거의 없는 탄탄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 인상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경기 과열 우려를 명분으로 불필요하게 금리를 올려 미국 무역에 불리한 달러 강세를 부추길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유니베스트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인 티모시 처브는 "투자자들이 미국의 통화와 무역 정책 진행 상황과 방향에 대해 자신감을 잃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세계 경제가 강하다는 연준의 생각을 의심하기 위한 단서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만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발언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미 자산운용사 디렉션(Direxion)의 폴 브리간디 이사도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예전에는 경기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세(buy the dip)'가 유입되면서 시장이 회복했는데, 지금을 그렇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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