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18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잇달아 개최해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안건'을 의결했다. 이는 한국GM의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법인분리 안건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기로 하고 '찬성'으로 돌아선 데 힘입은 것이다.
이날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GM은 이날 오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와 주총을 개최해 연구개발 법인 분리 안건을 통과시켰다. 산은은 이날 오후 4시 이동걸 회장이 주재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그간의 배경과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산은은 한국GM이 제출한 R&D 법인 사업계획서에 대한 전문 용역기관의 검토 결과에 따라 '찬성' 의견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산은은 법인분리 중단을 요구한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되, GM 본사에 한국GM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있는 '구속력 있는 조치'를 대가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지난 12일 입장 자료를 통해 "최근 GM 측의 요청으로 GM 본사 배리 엥글 사장을 만나 수일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13일 한국GM에 연말까지 하기로 약속한 4045억원 출자를 오는 26일 완료하겠다고 했다.
추가 출자는 지난 5월 정부가 GM과 합의한 '한국GM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른 조치이고 법인분리는 GM이 7월 결정한 사안으로 별개지만, 사실상 연동돼 왔다.
한때 GM과 산은은 법인 분리를 두고 반대 기로에 섰다. 산은은 법인분리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인용했다. 산은은 법인분리에 따른 사업계획서 등이 제공되지 않으면, 약속한 출자금 절반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GM을 압박한 바 있다.
이에 배리 엥글 GM 본사 사장은 방한해 이동걸 산은 회장과 면담했고, 한국GM은 그간 내놓기를 거부해 왔던 경영계획 자료를 산은에 제출했다.
연구·개발을 전담할 신설 법인의 이름은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GM Korea Technical Center)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GM 본사의 관할 하에 있게 되며, 신형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개발 등을 맡게 된다. 직원 수는 기존 한국GM에서 3000여명이 분리된다.
연구개발 법인 분리를 추가 구조조정의 수순으로 보고 있는 한국GM 노조는 당장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노조는 이날 자료를 내고 "노조를 배제하고 법인분리를 결의할 경우 즉각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총파업을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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