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검찰, 골드만삭스 형사 기소…1MDB 비자금 연루 의혹

머니투데이 김수현 인턴기자 | 2018.12.18 11:41

채권 발행 통해 나집 전 말레이 총리의 비자금 조성 관여 혐의…최소 33억달러 벌금 부과될 수 있어

미국 맨해튼에 있는 골드만삭스 본사. /AFPBBNews=뉴스1
말레이시아 검찰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형사 기소했다. 골드만삭스는 말레이시아 전임 총리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17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토미 토머스 말레이시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골드만삭스의 자회사들과 전 임직원 2명 등을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는 국영투자기업 1MDB를 세워 자금을 유치한 후 그 중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12~2013년 세 차례에 걸쳐 65억 달러(약 7조3000억원) 상당의 1MDB 채권 발행을 대행하고 6억 달러(약 6700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특히 나집 전 총리와 골드만삭스 전 CEO 로이드 블랭크파인이 직접 만나 1MDB 건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커졌다.

토머스 법무부장관은 채권발행으로 27억달러(약 3조원) 가량이 유용 혹은 횡령됐다면서 골드만삭스가 이를 알고도 투자자들을 속여 돈을 끌어모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사기 행위는 우리 자본시장에 심한 타격을 입혔다. 이와 관련해 형사 기소하지 않는다면 우리 금융시스템과 시장 건전성을 훼손하고도 처벌을 받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유용·횡령된 공적 자금 전액과 채권 발행 수수료를 합쳐 최소 33억달러(약 3조7000억원)의 벌금을 골드만삭스에 부과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관련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바로 성명을 내고 "당시 말레이시아 정부와 1MDB 임원들이 투자수익 활용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1MDB의 문제점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여태껏 골드만삭스는 해당 사건이 개인의 일탈 행위이고 회사와는 무관하다며 거리를 둬왔다.

말레이 검찰은 이날 골드만삭스의 동남아시아 사업 대표였던 팀 라이스너와 전직 직원인 로저 응, 1MDB 전 직원 재스민 루, 비자금 조성 및 관리를 맡은 중개 금융업자 조 택 로 등 4명도 함께 기소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장 10년형 또는 최소 23만9000달러(약 2억69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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