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30% 깎아줄게"…리베이트 제약사 적발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 2018.12.18 12:00

매출 올리려 수금시 할인…A사 임직원 30명, 병원 관계자 36명 입건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자신들이 제조하는 수면마취제(프로포폴)를 판매하기 위해 결제 대금을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개인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약사법위반 혐의를 받는 A사 대표 박모씨(56) 등 임직원 30명과 의료법위반 혐의를 받는 B병원장 이모씨(44) 등 의료인 36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사는 2013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전국 171개 개인병원에 향정신성의약품 프로포폴을 수금액에서 10~30% 깎아주는 방법(수금할인)으로 8억7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다.

A사는 수금할인 외에도 100만원이 넘는 수면마취제 투약 장비를 공짜로 제공하기도 했다. 47개 병원에 총 1억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갔다.

A사는 자사 수면마취제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전환돼 매출이 감소하자 리베이트를 통해 매출을 증대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1년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지정하고 2012년 4월 일괄 약가인하를 단행했다.


리베이트를 위해 자사 마케팅팀·구매팀·재경팀 등이 유기적인 협조체계도 구축했다. 할인으로 인한 미수금은 현금으로 수금된 것처럼 거래원장을 조작했다.

다만 이번 수사과정에서 병원 관계자에 대한 향응이나 금품 제공 같은 방식의 리베이트는 적발되지 않았다.

이번 사례는 회사 차원에서 리베이트 제공 행위를 정책적으로 관리해 온 것이 밝혀진 의미가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기존에는 제작사들이 리베이트 제공을 영업사원 개인의 일탈행위로 치부해 책임을 회피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리베이트는 약품의 질 경쟁보다 의사에 대한 판촉활동에 치중하게 만들어 의료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하고 나아가 국민보건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각종 제약 리베이트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첩보를 수집해 엄정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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