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의 눈물 폭로 "8살 때부터 맞았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18.12.18 09:35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사진제공= 뉴스1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21·갤럭시아SM)가 조재범(37) 전 코치로부터 폭행 당한 사실을 증언하기 위해 법정에 섰다.

지난 17일 오후 3시 수원지법에서 열린 조 전 코치의 항소심 공판에 피해자 신분으로 참석한 심 선수는 "올림픽을 20일 남겨뒀을 때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머리를 집중적으로 맞았다"며 "시합 중 의식을 잃고 넘어져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피고인과 마주친다는 두려움으로 법정에 올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힘들게 출석했다"고 말문을 연 심 선수는 준비한 메모지를 꺼내 자신이 쇼트트랙 선수 생활을 하며 폭행 당한 사실을 열거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조 전 코치 밑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심 선수는 이때부터 갖은 폭언과 폭행을 겪었다. 심 선수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 때 조 전 코치에게 아이스하키 스틱으로 맞아 손가락 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폭행과 폭언은 중학생으로 올라가며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심 선수는 폭행 이유에 대해 "잘못을 하지 않았지만, 특정 선수로 인해 맞을 때가 많았다"며 "해당 선수보다 못해야 하는데 기량이 올라가면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등 선수들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 사진은 지난 9월 경기 성남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제공= 뉴스1
폭행을 겪고도 외부에 알리지 않은 이유는 조 전 코치의 협박과 국가대표 선수 생활에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심 선수는 "주변에 알리면 선수생활은 끝난다는 식으로 세뇌당했다"며 "극도의 두려움과 공포심으로 억압돼 있어 저항하거나 주변에 알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심 선수는 "현재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불안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피고인이 다시는 죄를 저지를 수 없게 강력한 처벌을 받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눈물을 흘리며 힘겹게 진술을 이어간 심 선수는 증언 내내 조 전 코치가 있는 피고인석은 쳐다보지 않고 앞만 바라봤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최후 변론에서 "1심 선고를 받고 석 달간 구치소에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맹세코 악의나 개인적인 감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 전 코치는 "심 선수가 원한다면 눈 앞에 절대 나타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앞서 조 전 코치는 평창동계올림픽 대비 훈련 중 심 선수를 수십 차례 때려 전치 3주 상해를 입힌 혐의(상습상해 등)로 기소돼 지난 10월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았다. 당시 심 선수가 진천선수촌을 무단 이탈했다가 복귀해 올림픽을 앞두고 큰 파문이 일었다. 선수촌에 복귀해 올림픽에 나선 심 선수는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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