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청와대와 외교가를 종합하면 연내 답방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미 연내에 어렵다는 북한 입장을 받았다는 관측도 있다. 그래도 '혹시' 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이에 연내 답방이 되는지, 된다면 언제인지를 놓고 무수한 추측이 제기됐다.
그런데 질문이 잘못된 건 아닐까. 김 위원장이 언제 올 수 있느냐가 아니라, 확실히 못 오는 게 언제인지를 지워보는 것도 방법이다.
전례를 생각하면 주말은 제외다. 역대 다섯차례 남북정상회담 중 주말에 한 적은 없다. 올해 극비로 진행한 5·26 판문점회담(토요일)은 예외로 하면 그렇다. 남북정상회담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게 상식적이다. 주말엔 국민은 물론 세계의 뉴스 집중도가 떨어진다.
김정은 일가의 기념일도 적잖다. 17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기일로 '확실히 못 오는 날'에 속한다. 주말을 빼고 가능한 날짜로 당초 18~20일이 거론된 이유다.
다른 선택지는 26~28일 정도다. 하지만 북한체제의 특징상, 정권 차원은 물론이고 김정은 일가에게도 중요한 기념일을 앞뒤에 끼고 김 위원장이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 크리스마스이브 24일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일이다. 같은날 김정일의 모친이자 김정은 위원장 할머니인 김정숙의 101회 생일이다. 30일은 김정은 위원장 본인의 추대일이다.
12월 마지막주가 되면 김 위원장의 신년사 준비 등으로 대외행보가 쉽지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북한의 강경파, 이른바 매파들은 다양한 여론의 표현이 가능한 남한을 찾을 때의 '리스크'를 제기하는 걸로 관측된다.
따라서 전격 답방시 18~20일이 26~28일보다는 가능성이 있다. 물론 김정일 애도 분위기가 강하다고 보면 18~20일도 제외된다.
김 위원장 답방은 우리쪽에선 아무리 급하게 준비해도 1주일에서 몇 일은 필요하다. 그사이 다양한 시나리오로 대비해왔다고는 하지만 워낙 예측불허인 영역이 많아 발등이 불이 떨어져야 준비를 시작하는 분야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15일, 늦어도 16일까지 답방 통보 또는 남북간 모종의 발표가 없다면 어지간하면 연내 답방은 어려워 보인다.
물론 '만에 하나'는 생각해볼 수 있다. 김 위원장 올해 행보의 키워드는 파격이다. 한국정부나 미국이 예상했던 것보다 한걸음 더 나간 수로 국제사회를 깜짝 놀래키곤 했다.
청와대조차 연내답방은 어려운 걸로 보면서도 '사실상'(불가능)이라는 세 글자와 '혹시'(가능)라는 두 글자를 지우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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