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굴욕' 삼성 스마트폰, 中서 새판 짠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8.12.13 16:11

ODM 방식으로 '저비용 고효율' 박차…신기술 선탑재 중가폰 강화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사업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현지 제품 생산량을 줄여 비용 효율성을 꾀한다. 또 혁신 기술로 무장한 중저가 제품군 출시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중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ODM 확대…'저비용 고효율' 전략 박차=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중국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방식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현지 생산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달 말 중국 텐진(天津) 사업장 가동을 중단키로 결정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전날 삼성전자는 중국 텐진 휴대폰 공장 가동을 이달 말 중단한다는 방침을 현지 직원들에게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평소 가동률이 적었던 텐진 공장을 연말까지만 유지키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중국 내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곳은 텐진과 광둥성 후이저우 두 곳. 이 중 공장 규모도 더 크고, 수출용 생산 비중이 더 높은 텐진 공장을 철수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후이저우 공장도 향후 축소하거나 철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생산기지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싼 인도와 베트남에 생산을 집중하고, 중국은 직접 생산 보다 효율적인 ODM을 확대해 현지 생산망을 활용한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중국 전용 첫 ODM 제품 ‘갤럭시A6s’를 공개하며 ODM 확대 의지를 비쳐왔다. 이 제품은 샤오미 스마트폰을 수탁 생산하는 중국 윈테크(Wintech)가 개발부터 생산까지 맡았다. ODM은 주문자가 제조사에 개발과 생산을 모두 맡기고 상표만 부착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삼성전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이 ‘갤럭시A6s’ 생산 당시 윈테크를 직접 방문해 ODM 협의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노 사장이 중국 시장 위기에 더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품질 등 이유로 ODM에 부정적 인식이 있으나 중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제품 공급 방식”이라며 “중국 내 스마트폰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현지 업체의 높은 가성비를 견제하기 위해 삼성이 저비용 고효율 전략으로 선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갤럭시A8s

◇'신기술 선탑재'로 중저가 시장 공략=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신기술로 무장한 중가폰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홀(Hole·구멍)디자인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처음 적용한 '갤럭시A8s' 선보이며 중국시장 탈환 의지를 밝혔다.

'인피니티O'는 화면 상단 한쪽에 카메라를 위한 작은 구멍만 남기고 전면을 디스플레이로 채운 형태다. 애플 아이폰X(텐)에 적용된 '노치'보다 풀 스크린에 가깝다. '갤럭시A8s'은 후면 트리플카메라 등 고사양을 갖추면서도 50만~60만원대 중가폰이다.

권계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은 '갤럭시A8s' 공개행사에서 "삼성과 중국 제조사간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공격 마케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현지 조직 및 유통망 정비, 신규 매장 준비 등에 공을 들여왔다.

삼성전자가 생산 효율화와 혁신기술의 중저가 제품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단기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는 우려도 크다. 화웨이, 샤오미 등 현지 업체의 저가 공세가 거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7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0.7%를 기록했다. 2013년 20%에 육박했던 점유율이 1% 아래로까지 밀렸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은 지난 8월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에서 굉장히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규모로 보나 포기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닌 만큼 내년에는 반드시 회복해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이 중국 광저우 하이신샤에서 열린 제품 발표회에서 '갤럭시S9' '갤럭시S9+'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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