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경찰서는 12일 오후 7시쯤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를 남긴 택시기사 안모씨(65)를 성북구 자택에서 찾아 조사했다고 밝혔다.
안씨는 경찰조사에서 "11일 동료들과 술을 마시며 카풀 서비스 관련 이야기를 한 뒤 귀가해 '카카오 카풀' 앱 시행에 항의하는 취지로 작성한 것"이라며 "술도 취했고 감정도 격해 자신의 심정을 글로 작성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그냥 (누군가) 제가 쓴 글을 한 번 읽어 보았으면 하는 심정 정도였다"며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 깊이 반성한다"고 경찰에 밝혔다. 메모에 쓰인 대로 국회를 폭파할 계획이 있거나 TNT(강력 폭약)도 소지하고 있지 않다고 안씨는 진술했다.
실제로 경찰이 안씨 동의를 받아 주거지를 확인한 결과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11일 밤 11시쯤 강북구 번동 북서울 꿈의 숲 벤치에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 4장을 놓고 갔다.
해당 메모에는 "택시기사 자살이 가슴 아프다", "택시 관련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 "죽고 싶다" 등 내용이 담겼다. "국회 파괴. TNT 보유"라고도 쓰였다.
북서울 꿈의 숲 공원 방제실 직원이 12일 새벽 0시20분쯤 이 메모를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메모지를 확보하고 CCTV(폐쇄회로 화면)를 확인하는 등 현장을 수색했다.
신고자인 공원 방제실 직원으로부터 메모지를 인수 받은 경찰은 메모지에 남은 쪽지문 3점을 채취해 신원을 특정했다. 이후 주거지를 확보해 안씨를 찾아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씨가 메모를 작성한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귀가 조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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