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보고 붕괴위험 알아"… 강남 대종빌딩 입주민들 '혼란'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 2018.12.12 14:03

컴퓨터 복사기 챙겨 인근 사무실로… 사무실 이전 움직임도

붕괴위험으로 퇴거조치가 내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종빌딩에 12일 입주민들이 출입하고 있다./사진=이해진 기자

"오늘 아침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어요. 아직까지 시나 구청, 관리사무소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어요"

12일 오후 12시쯤 찾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종빌딩은 붕괴 위험이 있다는 서울시 진단에도 별도 통제없이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1991년 준공된 이 건물에는 중소기업과 법률사무소 등 사무실과 상가 80여곳이 입주해있다. 지상 15층, 지하 7층 연면적 1만4000㎡ 규모다.

서울시는 전날 오후 건물 2층 중앙기둥에 균열이 보인다는 관계자 신고를 받고 긴급점검 한 결과 안전진단이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추정된다며 입주자를 긴급 퇴거 조치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건물 내부의 중앙 기둥 단면이 20% 이상 부서지고 기둥 안의 철근 등에서 구조적인 문제도 발견됐다.

위험 진단에도 대종빌딩 지하주차장과 엘리베이터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날 오전 몇몇 시민들이 균열이 발견된 2층 삼성전자 휴대폰 AS 센터를 찾았다가 당황하며 돌아가기도 했다. 2층은 현재 엘리베이터 문 앞에 '출입금지'라고 적힌 종이박스를 펼쳐 만든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빌딩에서 일하던 회사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분주하게 건물에서 컴퓨터와 복사기 등 짐을 챙기고 있었다. 이들은 퇴거조치 등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8층 입주 사무실 직원 천모씨(26)는 "오전에 출근했다가 급히 인근 공유 오피스로 몸만 빠져나왔고 컴퓨터 등 중요 물건들을 챙기러 다시 왔다"며 "일주일전부터 안전등급 조사를 한다는 공문은 붙어있었지만 오늘 아침 퇴거 조치 등 안내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불안을 호소하며 부동산에 새로운 사무실을 알아보는 업체들도 있다.

이 빌딩 18층에 입주한 한 회사 대표 김모씨(50)는 "오늘 아침 직원들은 모두 퇴근시켰고 대표와 임원급들이 남아 새로운 사무실을 알아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사무실을 옮기려는 업체들이 상당한데 보증금은 제때 받을 수 있을지, 사무실에 해놓은 인테리어 등은 어떻게 보상해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입주자들에 따르면 이 건물 사무실은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300만원 수준이다.

붕괴위험으로 퇴거조치가 내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대종빌딩 입주민들이 분주하게 짐짐을 챙겨 옮기고 있다./사진=이해진 기자
강남구청은 이날 낮12시쯤 해당 건물에 '재난현장 통합지원본부'를 설치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인근 건물에서 주민설명회를 연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적으로 3종 시설물로 분류돼야만 시가 입주자들의 시설물 사용제한, 사용금지, 철거, 주민대피 등 안전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오늘 중으로 해당 건물을 3종 시설물로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3. 3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