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브렉시트 재협상 불가"…진퇴양난 빠진 메이총리

뉴스1 제공  | 2018.12.12 08:25

EU, 메이 총리 협상안 수정요구 일축
투스크 "무엇을 더 해야할지 모르겠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런던 하원에 출석해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합의안 하원 표결을 하루 앞두고 "예정대로 투표를 실시한다면 상당한 차이로 부결될 수 있다"면서 표결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유럽연합(EU)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 수정 요구를 일축했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의 영국 의회 표결 일정을 미루고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회동해 브렉시트 재협상을 논의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에서 반발이 심한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문제와 관련해 하드 보더(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하게 하는 '백스톱' 방안이 '일시적'이라는 점을 EU가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메이 총리와의 긴 회담 이후 '무엇을 더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투스크 의장은 트위터에서 EU 지도자들은 영국에 도움을 주고 싶지만 "문제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네덜란드 헤이그와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등에서 EU 지도자들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협정안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있지만 협정 자체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메이 총리와의 회담 직후 협정안을 '바꿀 일은 없다'는 재협상 불가 방침을 확고히 밝혔다.

메이 총리는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도 회동했으나 두 사람 모두 공개 성명이나 입장문 등은 발표하지 않았다.


만남에 앞서 융커 위원장은 지난 11월25일 특별 정상회담에서 EU가 협상안을 승인했음에도 메이 총리가 더 많은 회담을 요청하는 것에 "놀랍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상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거래"라며 "재협상 여지는 없다. 다만 협상안을 더 명확하게 해석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예정대로 브렉시트 협상안에 대한 의회 동의안 표결을 진행하면 상당한 표차로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의회 투표 일정을 연기했다. 영국 정부는 이후 늦어도 내년 1월 중순까지는 다시 투표에 부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BBC에 "어떤 결과를 원하든, 미래에 EU와 어떤 관계를 원하든 백스톱이 없는 거래는 없다"며 "하지만 우리는 백스톱이 발동하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만일 백스톱이 발동한다면 이는 일시적이라는 확신을 바란다. 이 확신이 앞으로 내가 동료 지도자들로부터 얻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안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영국은 내년 아무런 협정을 맺지 않고 EU를 떠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투스크 의장은 오는 13일 EU 정기 정상회의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의 내각 또한 12일 회의에서 노딜 브렉시트 상황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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