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이재용의 인도 출장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18.12.12 06:00

편집자주 |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도 최고 갑부 딸 결혼식 축하연에 참석하기 위해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인도 최대 통신기업 '릴라이언스 그룹'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딸이 또 다른 부호 가문의 아들과 12일 인도 라자스탄주 우다이푸르에서 결혼하는데, 결혼 축하연은 이미 지난 주말부터 시작됐다.

축하연에는 골드만삭스, JP모건, 스탠다드차타드그룹 등 글로벌 금융권 최고경영진(CEO)을 비롯해 에릭슨, 노키아, HP 등 주요 IT 기업과 BP, 네슬레 등 글로벌 대기업 CEO들이 총출동했다. 여기에는 백악관 입성을 노렸던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도 참석했다.

축하연에는 암바니 회장 가문이 개별적으로 초청장을 보낸 인사만 참석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인도판 선밸리콘퍼런스'가 열린 셈이다. 이곳에 초청받은 경영자들은 혼주 릴라이언스 그룹과의 친밀한 관계를 재확인하고, 참석한 글로벌 기업인들과의 네트워킹을 구축하기 위해 달려왔을 것이다.

만사가 그렇듯, 비즈니스는 '관계'가 그 시작이다. 서로에 대해 알아야 본격적인 소통을 할 수 있고, 이게 잘 되면 더 나아가 거래를 할 수 있다. 이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글로벌 기업 CEO들은 '네트워킹'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전까지 부친 이건희 회장이 소개해 준 인맥뿐 아니라 중국 보아오포럼과 미국 선밸리콘퍼런스를 통해 스스로 개척한 네트워크를 꾸준히 관리해 온 경영자다.

그런데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 했다고 한다. 인도 현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기 전까지 베일에 감춰져 있었던 것도 이때문이다. 최근 삼성을 둘러싼 비판적 여론과 앞으로 남은 대법원 판결 등을 감안할 때 수긍이 간다. 2002년부터 거의 매년 참석했던 선밸리콘퍼런스를 올해 불참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부담을 훌훌 털어내고 뛰어야 할 때다. 내년 경제전망이 심상치 않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삼성전자의 위상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초 이후 사실상 멈춰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과오가 있었다면 겸허한 마음으로 재판부 판단에 맡기고, 총수는 담대하게 자신의 일을 해야 한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9'에도 직접 참석해 현장 변화를 살피고 업계 리더들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우리 사회도 이제 삼성에 대한 '이중잣대'를 내려놔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삼성이 올림픽 후원 연장 계약을 하지 않으면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가 물 건너갈 수 있다며 압박했던 정치권의 모습은 과거 정권의 '그것'과 어딘가 닮았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법원장을 변호사로…조형기, 사체유기에도 '집행유예 감형' 비결
  4. 4 "통장 사진 보내라 해서 보냈는데" 첫출근 전에 잘린 직원…왜?
  5. 5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