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런 '기부 한파' 속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이색 기부'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돈을 직접 전달하는 전통적인 방식만이 기부는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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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기, 광고 시청, 게임…다양한 종류의 '어플리케이션'으로 기부 ━
해당 앱에서는 이용자가 목표한 걸음이 채워지면 기업이나 단체가 현금 물품으로 기부를 하게 된다. 이용자가 원하는 기부 프로젝트를 선택하여 걷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기부가 되는 것이다.
김씨는 "아무래도 대학생이라 물질적인 기부를 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된다"며 "많이 걸을수록 포인트가 쌓이니 운동과 기부를 동시에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게임을 통해 금액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기부를 유도하는 앱은 비교적 오래 전부터 있었다. 지난 2010년 처음 등장한 'Tree Planet'은 게임 속 아기나무를 키우면, 전 세계 곳곳에 실제 나무가 심어지는 방식을 선보였다. 이들 덕분에 8년간 약 55만 그루의 나무가 뿌리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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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을 봉사로 연결하는 '재능 기부'━
최근 5주년을 맞은 '마을변호사 제도'는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성공적인 재능기부의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한변호사협회·법무부·행정안전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마을 변호사 제도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변호사 재능기부 활동으로 정착했다. 지난 2013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재 전국 1411개 읍·면·동에서 1409명의 마을변호사가 활동 중이다.
정보통신기술센터가 주관하는 'ICT 멘토링'에는 올해에만 299명의 멘토가 참여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현직자들은 학생들에게 정보·통신 분야의 실무 지식을 전달했다.
여가 시간을 활용해 재능 기부에 나선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ICT 멘토링’ 참여 학생의 취업률은 2016년 기준 81.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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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세대의 기부 문화를 선도하는 '아이돌 팬덤 기부' ━
얼마 전 SNS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의 팬이 소아암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를 위해 머리카락을 기부해 화제를 모았다.
해당 누리꾼은 "팬덤 기부 문화를 접하고 BTS의 이름을 같이 빛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부했다"라며 "이 머리카락이 다른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당 게시물에는 머리카락 기부에 동참하겠다는 '아미'(BTS의 팬클러)들의 답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회원 30여명이 강다니엘의 고향 부산에서 '연탄 배달' 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부산 연탄은행을 통해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가구에 3000장의 연탄을 직접 배달했다.
봉사에 참여한 한 팬은 "연탄배달을 끝낸 후의 뿌듯함 덕분에 오히려 따뜻한 선물을 받고 온 기분이었다"며 "영하의 날씨였지만 즐거운 분위기에 추위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팬카페 회원들과 함께 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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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부 플랫폼의 다양화, 낮아진 '진입 장벽' …"제도 보완은 필요해"━
황 본부장은 "이전에는 특정 계층에 기부자들이 몰려 있었지만, 최근에는 젊은층까지 기부를 하는 문화가 생기고 있다"며 "돈이 없더라도 누구나 기부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예비 기부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기부 플랫폼이 다양해져서 시민들이 편하게 기부할 수 있게 됐다"며 "무조건 돈이나 물질적인 것만이 기부는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검증되지 않은 플랫폼의 경우 투명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기부 기관의 기금 지원 및 사용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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