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만 환영하는 노브랜드, '가로막힌 신규 출점'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 2018.12.13 03:29

전통시장으로부터 잇단 상생스토어 입점 러브콜…'골목상권 침해' 지역 상권 반발 로드숍 출점 난항

지난 8월 대구 월배시장에 문을 연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시장 초입에 노브랜드 간판이 큼직하게 걸려있다. 노브랜드가 들어서면 유동인구가 늘어나 시장입장에서 선호하지만 노브랜드가 판매하는 상품가짓수는 줄어든다. /사진제공=이마트

이마트는 조직 개편을 통해 자체 브랜드 전문점인 '노브랜드'를 독립 사업부로 분리하는 등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출점 계획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전통시장과 대형 유통기업의 대표적인 상생 사례로 남으면서 전통시장 측의 러브콜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정작 출점 확대를 위한 로드숍 진출은 골목상권 침해라는 이유로 지역 상인의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11일 이마트에 따르면 2016년 첫 매장을 선보인 노브랜드 전문점은 18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인 84개보다 매장이 약 100개 가량 늘었다.

이 중 눈에 띄는 매장은 상생스토어다. 2016년 당진 어시장점으로 시작한 상생스토어는 현재 구미 선산시장점, 안성 맞춤시장점, 여주 한글시장점, 서울 경동시장점대구 월배시장점 등 총 6개로 늘었다. 현재 서울 강동구 굽은다리시장 등 전국 여러 전통시장들이 이마트와 상생스토어 입점을 협의하고 있다.

전통시장 측이 상생스토어 입점에 쌍수를 드는 건 그만큼 유동 인구를 늘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1호점인 당진어시장점은 상생스토어 오픈 이전과 비교해 시장을 찾는 고객이 40% 늘었고,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차량도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골목상권에서는 찬밥 신세다. 올해 초 공격적으로 확장에 나섰던 노브랜드 전문점은 최근 출점 속도가 주춤하다. 지역 상인들의 반발 때문이다.


노브랜드 울산 방어점은 인근 소상공인들의 반대에 막혀 영업 개시가 일시 정지됐고 부산 강서구 신호점, 해운대구 중동점, 북구 화명점은 최근 입점이 취소됐다. 부산에서 10개 매장을 내겠다는 계획도 달성하기 어렵게 됐다.

노브랜드에게 있어 로드숍 매장은 중요하다. 상생스토어의 경우 전통시장 상인들의 영업권 등을 고려해 품목이 제한되는 반면 로드숍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 다양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는 노브랜드의 브랜드 정체성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로드숍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일이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노브랜드가 가맹사업 진출을 통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편의점 계열사인 이마트24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앞서 편의점 인근 노브랜드 전문점 확장과 관련해 이마트24 점주들은 영업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노브랜드가 필리핀 유통업계 2위의 종합 유통서비스 그룹인 '로빈슨스 리테일'과 계약을 맺고 해외 진출에 나선 것도 이 같은 국내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국내에서의 매장 확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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