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금품 살포 대형건설사 관계자 334명 검찰行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 2018.12.11 12:00

현대·롯데·대우 3개사 OS업체, 지난해 강남권 재권축 앞세워 수주 경쟁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대형 건설업체의 서울 강남권 재건축 비리를 수사해 온 경찰이 현대·롯데·대우 등 3개사와 홍보대행업체(OS업체)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시정비법위반 등)로 현대·롯데·대우 건설사 임직원과 OS업체 대표 등 334명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본지 2017년 10월17일 보도 [단독]경찰, 사상 첫 '대형건설사 재건축비리' 수사 참고>

현대건설에서는 임직원 7명, 관련 OS업체 A사 대표 등 243명, 조합총회 대행업체 대표 등 10명이 송치됐다. 롯데건설에서는 부장을 포함한 임직원 14명, OS업체 B사 대표 등 45명, 조합원 9명이 송치됐다. 대우건설은 부장급 1명, OS업체 5명 등이다.

경찰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와 반포 1·2·4 주택지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시공권을 따기 위해 OS업체를 동원해 조합원들에게 고급 가방과 현금 등 1억1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살포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9월 서초구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장과 지난해 10월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장에서 시공사로 선정되기 위해 호텔 숙박권, 현금 등 2억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다. 대우건설 역시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장에서 2억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건설사는 조합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금품을 제공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조합원이 현금을 원하면 부장들이 지급 여부를 승인했다. 홍보요원 요청이 있을 때는 법인카드까지 빌려주며 조합원에 금품을 제공했다.

롯데건설은 계열사 특급호텔에서 좌담회를 개최하고 조합원을 숙박시키고 휴양지 고급 리조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태블릿 PC에 제안서를 저장해 보여주고는 돌려받지 않는 방법으로 금품을 전달했다. 대우건설은 조합원 신발장에 선물을 두고 오거나 경비실에 맡기는 방식을 주로 이용했다.


강남권 재건축 수주 비리 개요도 /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경찰 조사에서 3개 건설사 임직원 대부분은 홍보용역 대금을 지급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금품이나 향응 제공은 OS업체의 전적인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OS요원들이 건설사 명함을 가지고 조합원을 수시로 개별 접촉한 점을 확인했다. 건설사들이 조직체계를 갖추고 매일 OS팀장이 참석하는 '기획 회의'에서 당일 업무 결과를 보고받고 지시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현대건설은 조합총회 대행업체에 5억5000만원을 건넨 사실도 적발됐다. 시공사 선정 과정의 홍보 감시 역할을 하는 조합총회 대행업체는 조합원 접촉이 쉽다는 점을 이용해 현대의 홍보를 부탁했다.

일부 건설사 임직원은 OS업체에서 금품을 받기도 했다. 현대건설 부장 2명은 각각 4000만원, 6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롯데건설 임직원 9명은 OS업체 법인카드로 골프비 등 3억원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조합원들에 제공되는 금품·향응 비용 등 불법자금이 모두 사업비인 홍보용역비로 책정돼 있어 그 부담이 결국 시민들에게 전가되는 구조"라며 "OS업체를 전면에 내세워 비리가 적발되더라도 꼬리자르기식으로 건설사들이 그 책임을 회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건설사 외에도 대형 건설사의 재건축 비리를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재건축․재개발 수주 비리가 집값 상승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판단 아래 관련 수사를 계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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