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들개' 김성태 "민주당 원내대표를 격려해달라"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 2018.12.10 16:23

[the300]11일 임기 종료 金 "후임 원내대표, 눈물젖은 빵 만들어서라도 먹어봐야"…전당대회 출마 질문에 "자기 성찰 시간 가질거"

임기만료를 하루 앞 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소회를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야당은 '들개'처럼 한 놈만 패야 한다."

임기 내내 '들개같은 야성'을 강조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0일 차기 원내지도부를 향해 "처절함을 갖추라"고 당부했다.

오는 11일 만 1년의 임기를 마치는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 당 원내대표실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갖고 "배부른 싸움이라고 절대 인식되지 않도록 처절함을 갖춰야 한다"며 "그런 모습이 안 나온다면 하루에 한 끼씩 굶어서라도 처절함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은 처절함이 있어야 국민 신뢰와 기회가 뒷받침된다"며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았다면 억지로라도 눈물젖은 빵을 만들어 먹어보고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처절했던 '드루킹'의 기억=김 원내대표에게 '눈물 젖은 빵'은 드루킹 특검을 이끌어 낸 단식 투쟁의 기억이다.

그는 이날 지난 1년간 대여 투쟁 성과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의혹을 제기한 것과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으로 김기식 전 의원을 금융위원장에서 낙마시킨 일, 드루킹 특검을 이끌어낸 일 등을 꼽았다. 그 중에도 단식 투쟁으로 이끌어 낸 드루킹 특검을 가장 힘들고 기억에 남았던 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드루킹 단식으로 인한 후유증도 밝혔다. 그는 최근 아래·위턱이 잘못 맞물려 음식이 잘 씹히지 않는 느낌이 들어 치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국회 본청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 투쟁을 하던 중 한 청년에게 턱을 가격 당한 탓이다.

그럼에도 그는 당이 더 투쟁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은 여전히 싸우며 변화해야 하는 과제에 당면해 있다"며 "일방 독주하는 정권에 맞서 확실하게 전선을 긋고 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 결집을 이끌어내느냐 없느냐가 여야 관계를 바로세우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의 동력은 철저히 대중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한 해였다"며 차기 원내지도부에도 "야당이 대중과 교감하기 위해 인식 오류를 바로잡고 교정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무래도 한국당이 보수 정당으로서 투쟁하는 모습보다 합리적이고 온건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정당 구조의 틀을 유지하려 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1년이 지나 한국당이 이제 제1야당 전사로서 각자 상임위에서 역할을 다하는 모습이 보람스럽다"고도 말했다.

◇싸우며 다진 '브로맨스'…"홍영표를 격려해달라"=그러면서도 김 원내대표는 투쟁 상대였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한 애틋함도 나타냈다.


그는 "집권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입장도 있고 정부 입장도 있고 당 의원들 입장도 있어 제일 어려운 자리인데 거기다 거친 제1야당 원내대표까지 만났다"며 "홍 원내대표를 많이 격려해달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예산안 협상 후유증인 몸살로 이날 국회에 출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사실 이번 예산 처리 과정에 고도로 정치적인 각 당 입장이 있어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며 "홍 원내대표가 원형 탈모까지 생기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많이 괴롭힌 것 같아 안타까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 원내대표가 잘 인내해 그 과정에서 '더불어한국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겠느냐"고 농담도 했다.

그는 그가 공격한 여권 인사들에 대한 미안함도 내비쳤다. 그는 "지난 1년 메시지를 내며 너무 가혹하다 할 정도로 공격하고 문제제기했다"며 "그 과정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도 있겠다고 생각하는데 그들을 위로하고 소주 한 잔 하며 마음을 달래 줄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야3당과 관계 숙제 후임에 미뤄=그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예산안 처리 국면에서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의 선거제도 개편 요구를 들어주지 못한 데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선거제 개편 문제를) 같이 풀며 12월 국회를 마무리했으면 좋았겠다는 기대도 있지만 저 자신이 후임 지도부가 판단할 부분을 섣불리 결정하는 것이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국민적 인식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며 "후임 원내지도부가 좋은 선거구제 개편과 비례성 강화 방안을 절충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세비 인상 논란과 관련해서도 "지난 의원총회에서 (세비 자연 인상률 조정에 대한) 의원들의 일부 입장이 있었지만 직접 판단할 계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차기 원내지도부가 적극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자기성찰 시간을…"=그는 앞으로 평의원으로 돌아가 조용히 당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그의 전당대회 출마설 등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전당대회 출마 의사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자신을 중심에 세우고 자신의 꿈과 목적을 위해 절대 섣부른 행동을 하지 않겠다"며 "제 자신의 일련의 활동에 대해 국민이나 당원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돌이켜보는 자기 성찰의 시간이 상당히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와 임기 일부를 함께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서는 "성공하도록 계속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병준 비대위는 한국당의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 것"이라며 "진정한 보수 대통합의 길은 비대위에서 만들어진 정신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2. 2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3. 3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남친이 머리채 잡고 때리자…"너도 아파봐" 흉기로 반격한 여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