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만드는 마이샵…고객·가맹점·개발·금융 '모두의 상생'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 2018.12.11 04:20

[세기의 짝꿍]<6-1>SPC네트웍스-신한카드, 제휴 통해 소상공인 위한 서비스 강화


신한카드는 지난 9월 마케팅 플랫폼 ‘신한카드 마이샵(MySHOP)’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마이샵은 빅데이터 분석과 AI(인공지능) 기반 고객-가맹점 매칭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에게 가장 알맞은 서비스를 추천해준다. 지금까지는 가맹점이 어떤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 일일이 검색해야했지만 마이샵은 고객 선호도에 따라 할인 서비스 등을 정리, 추천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 오픈한 지 2개월 남짓 지났지만 누적 마케팅 이용건수는 100만건, 연계취급액은 300억원을 넘어서면서 가맹점주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이샵 성공은 ICT(정보통신기술)업체 SPC네트웍스와의 업무 연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2006년 설립된 SPC네트웍스는 온·오프라인 결제서비스 및 보안서비스 등을 개발·제공하는 업체로 지난 5월 신한카드와 손을 잡았다. SPC네트웍스는 자체 개발한 마케팅플랫폼 ‘O2포인트’와 신용카드 서비스를 연계하면 충분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O2포인트는 포인트 기반 멤버십 서비스로 업종에 관계없이 가입 가맹점을 이용하면 고객에게 포인트를 비롯해 스탬프, 현금 적립, 쿠폰 서비스 등을 제공해준다. 적립된 포인트 등은 O2포인트 가맹점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가맹점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포인트가 얼마나 적립됐고 사용됐는지, 성별 및 연령대별 고객 현황이 어떤지 등은 살펴볼 수 있어 이를 토대로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O2포인트의 핵심은 가맹점이 충성도 높은 단골고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대형 가맹점과 달리 자영업자들은 단골고객을 얼마나 유치하느냐에 따라 매출 기반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박철홍 SPC네트웍스 대표는 “지급 및 결제서비스 제공 사업의 특성상 가맹점들의 매출이 가장 중요하다”며 “매출 향상을 위한 고민을 거듭한 결과, 가맹점이 단골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포인트 멤버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O2포인트는 식품외식업계 멤버십 서비스인 ‘해피포인트’를 벤치마킹했다. 하지만 해피포인트와 달라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만들기도 쉽지 않았다. 기업 인지도가 높지 않고 홍보에도 한계가 있어 가맹점을 늘리는 것도 고민거리였다.

SPC네트웍스는 2016년 4월 O2포인트 개발에 착수한 이후 올해 상반기 개발을 완료했을 때까지 신규 고객 확보 방안을 모색해왔다. 해답은 SPC네트웍스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나왔다. 신한카드로부터 마이샵과 업무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내놓으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은 것이다. 신한카드는 SPC네트웍스와의 제휴를 통해 마이샵을 사용하는 소상공인이 매출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소상공인 가맹점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라는 점에서 이전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다”며 “제휴를 통해 각 서비스의 부족한 면이 채워질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다만 SPC네트웍스 입장에서는 신한카드와의 업무제휴가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다. 무엇보다 자사 서비스가 신한카드 마이샵에 잠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협력 과정 대부분이 신한카드보다 SPC네트웍스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이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금세 드러났다. 예컨대 신한카드는 마이샵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O2포인트 마케팅도 잊지 않았다. 신한카드가 소상공인 상생뿐만 아니라 제휴기업과의 상생도 중요시 여겼기 때문이다.

SPC네트웍스는 아직 마이샵을 통해 당장 수익을 높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당초 목표로 삼았던 소상공인을 위한 완성형 마케팅 플랫폼의 구현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AI를 더욱 활용하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활용하는 서비스가 추가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향후에는 매출이나 수익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지만 우선은 처음 기획했던대로 실효성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며 “고객은 지금보다 더 다양한 소비경험을 할 수 있고, 소상공인들도 매출을 키울 수 있는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의 올해 마이샵 이용 가맹점 목표는 6000개다. 하지만 2020년 30만점, 2022년 150만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용 회원수 역시 2020년 250만명, 2022년에는 1000만명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마이샵이 활성화되면 그만큼 O2포인트 서비스 사용도 자연히 확대된다. 박 대표는 “이전까지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O2포인트 서비스들이 마이샵을 통해 노출되면서 이용도 급격히 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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