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농여지도, 대구 플라이와 접전... 김승현이 인정한 아마 강자다웠다

스타뉴스 김동영 기자 | 2018.12.10 11:13
대농여지도 파이널에서 대농여지도와 대구 플라이가 붙었다. KBL 덩크왕 이승준(왼쪽)과 대구 르브론 배중일. /사진=대농여지도

버거&치킨 전문브랜드 맘스터치 후원 아래 대한민국을 길거리 농구로 색칠하는 프로젝트 '대농여지도'가 파이널전으로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1990년대 국내 농구의 인기의 중심지였던 연세대 앞에서 수백여 관중이 모여든 가운데 칼바람이 분 10월 가을 저녁을 뜨겁게 달궜다.

안양 대표 DOD가 중·고등부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일반부 아마추어 강자인 대구 대표 플라이가 서울 대표 마스터욱 등 강자를 연달아 누르면서 일반부 우승을 차지했다.

주장 배중일(36)을 비롯해 양성훈(35), 김창훈(36), 배동수(35)로 구성된 대구 플라이는 2000년대부터 전국 3대3 길거리 농구를 지배한 아마추어 전통의 강자다. 아디다스, 나이키 등 역사가 깊은 스포츠브랜드 대회는 물론 2002년 KBL 주최 대회까지 모조리 휩쓸면서 세계 대회 출전 경험도 지녔다. 김승현이 과거 대구 오리온스에서 뛸 때도 이들의 존재를 알았다고 한다.

대구 플라이와 대농여지도의 21점 승부는 숨 막히는 접전이었다. 배중일, 양성훈, 배동수가 호흡을 맞춘 대구 플라이는 김승현과 이승준, 3대3 농구 국가대표 출신 박민수가 등장한 대농여지도와 최후의 승부를 벌였다.

앞서 결승까지 소화해 체력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가파른 가세를 앞세워 대농여지도를 몰아붙였다. 대농여지도 수장 역할을 하는 우지원 감독으로부터 '아마추어계의 현주엽'이라는 칭찬을 받은 배중일이 탱크 같은 돌파를 앞세워 기회를 엿봤다.

안성훈의 깔끔한 2점포로 선취점을 따낸 대구 플라이는 초반 5-4 리드를 잡으며 대등하게 맞섰다. 그러나 몸이 풀린 대농여지도도 마침내 '클래스'를 뽐냈다. 김승현이 현역 시절 못지 않은 깔끔한 3점슛을 뽐냈고, 이승준의 압도적인 높이로 연달아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뒤 2점 슛을 꽂았다. 박민수의 화려한 레이업 슛도 터져 나왔다. 대농여지도가 점수 차를 13-6으로 벌리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다.


대농여지도 파이널 참가자들과 기념사진. /사진=대농여지도

하지만 대구 플라이의 집념은 대단했다. 양성훈과 배중일이 연속 2점 슛을 터뜨리며 10-13으로 점수를 좁혔다. 대농여지도가 박민수의 3점포로 다시 18-12 점수 차를 벌려 승기를 잡았지만 대구플라이 배동수도 3점포로 맞불을 놓았다. 이후 경기를 끝내려고 한 대농여지도 박민수, 김승현의 3점슛이 연달아 림을 벗어났다.

이때 안성훈이 돌파 중 자유투를 얻어내 2개 모두 성공했다. 17-18, 1점 차이로 추격하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우지원 감독은 "선수들의 평균 연령 43세"를 강조하면서 "근육이 올라올 때가 됐다"면서 다급하게 작전 타임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대구 플라이는 흔들림이 없었다. 배중일의 포스트 플레이로 다시 2점을 추가, 마침내 19-18 역전에 성공했다. 이에 질세라 이승준이 멋진 페이더웨이 슛으로 20-19 재역전시켰다. 이제는 한 골 싸움이 됐다. 공격권을 쥔 대구 플라이 배중일이 회심의 2점 슛을 시도했지만, 림을 맞고 나왔다. 결국 다시 기회를 잡은 대농여지도가 김승현의 패스에 이은 이승준의 레이업 슛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비록 졌지만 대구 플라이의 놀라운 저력에 관중들은 손뼉을 쳤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대농여지도와 함께 모두가 승자였다. 배중일은 "고교, 대학 시절서부터 농구를 해온 친구들과 대농여지도를 함께 하게 돼 매우 영광이었다"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킬레스건 파열이 된 친구들도 있었지만 농구 열기 확산에 동참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농여지도 주력으로 뛴 김승현은 "국내 농구 인기가 많이 시들었는데 막상 야외에 나와서 농구를 해보니까 아직 시들지 않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며 "고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너무나도 실력이 출중했다. 내년에 시즌2 들어가게 된다면 몸관리 제대로 하고 나와야 한다고 여겼다"고 웃었다. 우지원 감독은 "대농여지도는 모두의 승리다"라며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농구 사랑하는 팬을 만나서 기뻤다"고 웃었다.

대농여지도와 대구 플라이의 긴장감 넘치는 승부는 뽈인러브 유튜브 채널 및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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