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받던 中 저명 과학자, 미국서 돌연 사망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8.12.07 17:03

장서우청 스탠퍼드대 교수, 美가 기술유출 혐의 지적한 단화캐피털 세워...가족들 "미중 갈등과 관계 없다"

지난 1일 사망한 장서우청 미국 스탠퍼드대 교./사진=바이두 캡처


저명한 물리학자로 첨단 기술주 투자 펀드캐피털를 설립해 운영해오던 중국계 장서우청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돌연 사망해 그 배경을 놓고 추측들이 나돌고 있다. 장 교수의 가족들은 미중 갈등 등과 연관시키는 이런 추측들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장 교수의 가족들은 전날 언론사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장 교수가 우울증과의 싸움 끝에 지난 1일 갑작스럽게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밝히지는 않았다.

홍콩 빈과일보 등 일부 매체들은 스탠퍼드대 동료들의 발언을 인용해 "장 교수가 대학 건물에서 뛰어내렸으며, 경찰이 그의 죽음을 자살로 결론내렸다"고 보도했다. 장 교수는 1963년 상하이에서 태어나 15세의 어린 나이에 중국 명문 푸단 대학에 입학했다. 미국 뉴욕 주립 대학에서 중국계로는 처음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양천닝 교수에게 수학했다.

장 교수의 양자물리학 이론은 2007년 학술지 사이언스에 의해 세계 10대 과학 업적으로 선정됐으며 스승인 양 교수가 자신에 이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을 것으로 기대할 정도로 촉망받는 과학자였다. 2009년에는 중국 정부의 해외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의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중국 칭화대 특별초병 교수로 임명됐다.


2013년에는 디지털호라이즌캐피털로도 알려진 단화캐피털을 세웠다. 단화캐피털은 두 개의 펀드에 총 4억3450만 달러(4835 억원)의 자금을 모아,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공학, 블록체인 기술 등 첨단 기술 분야 신생기업들에 투자했다. 투자기업 리스트에는 113개의 미국 기업들이 있다. 대부분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는 첨단산업에 속해 기업들이다.

장 교수에게 어려움이 닥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정부가 천인계획을 미국에서 첨단기술을 유출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조직적인 노력으로 간주하면서다. 지난달 업데이트된 미국 무역대표부의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중국의 불공정 관행 보고서에서는 미국 첨단기술의 유출 경로로 중국 벤처캐피털을 언급하면서 미국 벤처 투자에 적극적인 펀드 중 하나로 단화캐피털이 거론되기도 했다.

중국 SNS에서는 이런 정황들을 근거로 장 교수의 사망을 미중간 갈등과 연관 시키거나 심지어 장 교수의 사망일에 발생한 화웨이 창업주의 딸이자 이 회사 CFO인 멍완저우 체포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장 교수의 가족들은 이런 추측을 부인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장 교수 가족의 대리인은 SCMP에 "사람들이 이 근거 없고 해로운 추측을 멈추기를 바란다"면서 "이런 추측의 결과로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장 교수의 가족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야기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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