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혜택축소 보도가 더 걱정"이라는 카드사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18.12.06 17:47
"무이자 할부, 포인트 혜택 사라진다고 기사 쓰지 말아 주세요"

최근 금융권의 '핫이슈'는 카드 수수료 인하였다. 정부·여당이 지난달 말 관련 정책을 발표한 뒤 여론도 엇갈렸다. '자영업자의 부담 경감이 현실화됐다'는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무이자 할부 폐지, 포인트 혜택 축소 등으로 결국 일반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란 우려도 터져 나왔다.

수수료 인하로 내년 수천억원대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카드업계로선 전자의 환영보다는 후자의 우려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게 자연스럽다. '답정너' 식의 희생을 강요당했던 카드업계로선 가려운 구석을 긁어주는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혜택이 축소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카드의 위기는 이미 수수료 인하 이전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IT(정보통신) 대기업의 QR코드 결제 마케팅이 본격화됐고, 지자체마다 우후죽순 '◯◯페이'를 들고 나온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별 혜택 없는 카드보다는 공제 혜택 좋은 페이를 쓰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하게 되면 가뜩이나 수익 감소로 어려운 카드업계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게 그의 걱정이다.


카드사를 계열사로 둔 주요 금융그룹들은 카드사를 은행에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조심스럽게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는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라는 게 게 금융그룹들의 입장이지만, 수익감소에 이어 카드라는 결제수단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외면까지 더해질 경우 머지않은 미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2002년 카드대란을 기억하는 금융권 인사는 "과거엔 신용카드를 무분별하게 발급해 준 카드사들도 문제였지만, 이번에는 눈 뜨고 앉아 코 베인 셈"이라며 "카드사가 망해봐야 여론이 바뀔까"라고 푸념했다.

하지만 카드사 한두 곳쯤 망해도 여론은 크게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프다고 불평할 여유조차 없는 현재 카드업계의 현실이다. 돌이킬 수 없는 수수료 인하에 매달리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고객을 잡아둘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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