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계약금 '10%룰' 깨졌다...청약시장 실수요자 위주 개편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8.12.07 06:10

'디에이치 라클라스' 등 계약금 20%로 책정… 수요자 부담 불구 구매여력 있는 실수요자 가릴 듯

아파트 분양 계약금 ‘10%룰’이 깨지고 있다.

주택 수요자 자금 대부분이 전세금으로 묶여 있는 상황이라 수요자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나 자금조달이 가능한 실수요자 위주의 청약시장 정착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계약금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지난달 29일 분양공고를 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라클라스’ 계약금은 전체 분양가의 20%로 책정됐다. 총 분양가가 17억4200만원인 전용 84㎡B의 경우 계약금 3억4940만원을 한번에 내야 한다. 1순위 청약일이 지난 4일인데 계약일인 오는 26~28일까지 3억원 이상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도금은 2019년4월부터 4개월마다 1억7420만원씩 6차례에 걸쳐 납부한다. 디에이치 라클라스 모든 주택가격이 9억원을 넘기에 중도금 집단대출도 불가능하다.

이렇게 빠듯한 계약금과 중도금 납부 일정이 디에이치 라클라스 청약경쟁률 하락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디에이치 라클라스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23.94대 1로 직전 같은 서초구에서 분양한 ‘래미안리더스원’ 경쟁률 41.69대 1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달초 서초우성1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리더스원’도 계약금이 전체 분양가의 20%였다. 1차 계약시 우선 5000만원을 내고 계약후 30일이내 나머지 금액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1, 2차에 나눠 계약금을 내지만 전용 84㎡의 경우 계약금이 디에이치 라클라스와 마찬가지로 3억원대에 달한다.


이 같은 ‘계약금 20%’는 이전에는 보기 드문 일이었다. 지난 3월 같은 강남권 분양단지인 ‘디에이치 자이 개포’만 해도 계약금은 총 분양가의 10%로 산정됐다. 이것도 1차에 5000만원을 내고 계약후 30일이내에 나머지를 2차로 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분양가가 14억1760만원이었던 전용 84㎡A의 경우 1차 계약금 5000만원, 2차 계약금 9176만원을 납부했는데 8개월새 계약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계약금과 중도금 비중을 건설사가 아닌 사업주체인 재건축(재개발)조합이 주도하는 만큼 자금여력이 되는 수요자를 이웃으로 맞겠다는 조합의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강남권 뿐만 아니라 강북에서 계약금 10%룰이 깨지고 있다. 디에이치 라클라스와 같은 날 분양공고한 은평구의 ‘힐스테이트녹번’ 계약금은 전체 분양가의 15%였다. 오는 13일 은평구에서 분양에 나서는 ‘DMC SK뷰’도 계약금 비중이 20%인 것으로 전해졌다.

DMC SK뷰 청약을 준비하는 한 주택수요자는 “강남에 비해 분양가가 낮다지만 84㎡에 청약하려면 적어도 계약금 1억원 이상이 필요해 부담”이라며 “대출규제도 강화된 상황에서 집 사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계약금은 20%, 이내 중도금은 60% 이내 범위에서 정하도록 돼 있다. 그 동안 계약금 10%가 일반적이었으나 계약금 20%가 법규정을 어기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부동산 급등을 막기 위해 실수요자 위주로 청약제도를 손보는 상황에서 계약금 비중 상향은 자금여력이 되는 실수요자를 가려내는 장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금 비중 상향은 진짜로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만 청약할 수 있게 해 투기수요를 억제할 것”이라며 “정부가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정책을 짜고 있어 계약금 비중 상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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