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장미빛 일색인 11월 수출입 동향에서 눈에 걸리는 대목이 있다. 바로 우리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의 수출이 전년 대비 2.5% 감소한 사실이다. 올해 대중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달할 정도로 우리의 대중 수출의존도는 높다. 대중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건 2016년 10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석유화학 호조 vs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 감소
11월 대중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 제품 수출 호조에도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 수출 부진으로 감소했다. 물론 여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중수출이 전년 대비 20% 넘게 증가한 기저효과 영향도 크다.
품목별로 살펴 보면, 11월 1일~20일 반도체 수출이 27억2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 증가하고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12억4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4.2% 늘어났다. 반면 디스플레이 수출은 5억5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28.6% 감소, 무선통신기기(스마트폰) 수출은 1억9천만 달러로 61.2% 급감했다.
수출이 감소한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은 중국이 자국 브랜드 육성 및 자급률 제고에 성공한 대표적인 품목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인 BOE는 전세계 TV패널 시장에서 18.7%의 시장 점유율로 LG디스플레이(17.7%)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중국 2대 디스플레이업체인 차이나스타도 14.1%의 점유율로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이 우리 나라를 추월해 LCD 주도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LCD에서의 파죽지세 같은 성장세로 OLED 시장에서도 우리 업체에 도전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4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나눠먹는 과점 구조로 굳어졌다.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는 우리 수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
올해 대중 수출은 반도체 수출 호조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반도체 호황이 끝나거나 중국의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 대중 수출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 제고가 대중 반도체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올해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D램 가격(DDR4 4Gb)은 올해 1월 4.9달러에서 11월 약 3.3달러로 하락했다. 반도체 고점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메모리 수요증가로 수출호조세가 지속되는 중이다.
더 큰 변수는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내년 3분기부터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채비를 갖추는 등 중국은 지금 반도체산업 육성에 온갖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는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수입 수요 감소에서 시작해서 글로벌 시장의 공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의 반도체산업 육성은 우리 나라 반도체 수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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