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상속보다 연금…주택연금 가입 가속 붙었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8.12.04 18:20

[당당한 노후 '주택연금']①"집 상속하지 않겠다" 주택연금 가입자 5.8만명..."내년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

편집자주 |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자녀세대의 부모 봉양이 경제적으로 큰 짐이 되면서 주택연금이 주목받고 있다. 장년층은 자녀에게 도움받지 않고 내 집으로 당당히 노후를 보내려 하고 자녀들도 부모에게 생활비를 주기보다 주택연금 가입을 권하고 있다. 국민연금으로 부족한 노후생활자금을 메워줄 주택연금에 대해 알아봤다.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며 주택연금 가입자가 올해 말 6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기보다 주택연금으로 부족한 노후소득을 메우자는 인식이 퍼진 결과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노년층이 소유한 주택을 맡기고 평생 노후생활자금을 매월 받는 역모기론이다.

4일 주택금융공사(주금공)에 따르면 2007년 3월 출시된 주택연금의 누적 가입자가 지난 10월말 기준 5만8078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안에 6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11년 3개월간 실적으론 대단치 않아 보이지만 최근 3년간 매년 가입자가 1만명 남짓 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출시 첫해 515명, 이듬해에도 695명 느는데 그쳤다. 출시 9년차인 2015년까지 연간 가입자 수는 1000~5000명대에 머물렀다. 출시 10년 가까이 되는데도 누적 가입자가 3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택연금은 저가주택의 연금 수령액을 늘리는 등 혜택이 커진 ‘내집연금 3종세트’가 2016년 출시되면서 처음으로 연간 가입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섰다.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지난해에도 연간 1만명이 늘었고 올해도 1만명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환 주금공 사장은 “최근 3년간 주택연금 가입자 증가폭은 연간 1만명 수준에서 정체됐지만 은퇴하는 베이비부머가 늘고 있어 내년을 고비로 폭발적으로 가팔라질 것”이라며 “자녀에게 집이라도 남기자는 인식도 옅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금공이 2017년에 실시한 주택연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60~84세 가구의 27.5%는 ‘보유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집을 상속의 대상이 아니라 노후대책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60세 미만에선 더 높다. 55~59세 예비 노년가구는 보유주택 상속 의향을 묻는 질문에 ‘전혀 물려주지 않겠다’는 응답이 2016년 39.1%에서 지난해 44.7%로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연금 이용 의향은 22.3%에서 31.0%로 높아졌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배경에는 고령화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 이상인 고령화사회로 들어선지 17년만인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는 738만1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4.3%를 차지했다.


하지만 은퇴한 노인들의 경제력은 높지 않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있지만 은퇴세대가 쓰기엔 부족하다. 적은 돈을 받고서라도 일하는 노인이 늘어나는 이유다. 정부가 기초연금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가난한 노인이 많아서다.

다행히 베이비부머 중에는 젊은 시절부터 알뜰히 돈을 모아 집 한 채를 장만한 경우가 많다. 집이 있으면 살고 있는 집에서 평생 살면서 주택연금을 받아 생활비로 쓸 수 있다.

주택연금은 상속에 따른 자녀간 다툼 소지도 없애고 부모에게 용돈을 주는 문제를 두고 부부간 겪는 갈등도 해결할 수 있다. 주택연금은 가입 때 기존 금융회사 대출을 상환하고 나머지로 연금을 주기 때문에 가계대출을 줄이는 데도 긍정적이다.

이 사장은 “주택연금의 한계소비성향은 약 0.8(주택연금의 80%는 소비로 쓴다는 의미)로 사업소득이나 근로소득의 0.68과 비교해 높아 내수 진작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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